린위팅 "너무 힘든 여정이었다" 토로
상대 선수 경기 후 손가락 'X' 표시
한국 시간 11일 결승전 예정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린위팅(대만)이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에 이어 결승에 진출했다.
린위팅은 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복싱 57㎏급 준결승전에서 에스라 일디즈 카흐라만(튀르키예)을 상대로 5-0(30-27 30-27 30-27 30-27 30-27)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긴 리치를 활용한 린위팅은 근접거리에서 공격하는 카흐라만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린위팅은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힘든 여정이었다"며 "결승에서는 그동안 배운 모든 걸 활용해 최선을 다하겠다. 여기까지 온 나 자신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전날 칼리프도 여자 복싱 66㎏급 준결승전에서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린위팅과 칼리프는 대회 기간 내내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국제복싱협회(IBA)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이 'XY 염색체'를 보유했다고 주장하며 실격 처리하면서 두 선수에 대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들이 실제로 어떤 염색체를 가졌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어떤 신체적 수치가 '여성보다는 남성에 가까운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재정적 부패와 승부 조작, 편파 판정 등을 이유로 IBA를 올림픽에서 퇴출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선수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고, 규정에 따라 출전 자격을 따낸 만큼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결승까지 오른 린위팅과 칼리프를 두고 상대 선수들은 불만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카흐라만은 린위팅과의 준결승이 끝난 뒤 손가락으로 'X' 표시를 했다. 린위팅의 8강 상대였던 스베틀라나 스타네바(불가리아)도 같은 손짓을 한 바 있다. 카흐라만과 스타네바 모두 제스처의 의미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영국 방송 BBC는 "두 선수의 'X' 표시는 여성 염색체 'XX'를 의미하는 것 같다. 린위팅의 경기 출전에 항의하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칼리프의 16강 상대였던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는 "너무 고통스러워서 기권했다"며 칼리프의 악수를 거부한 채 링을 떠났다. 칼리프와 8강전을 치른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뿔이 달린 근육질 괴물과 한 여성이 복싱 글러브를 끼고 서로를 노려보는 그림을 올렸다.
그럼에도 칼리프는 "나에 대한 논란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내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칼리프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5시 51분 양리우(중국), 린위팅은 11일 오전 4시 30분 율리아 세레메타(폴란드)와 금메달을 놓고 겨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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