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전기차 화재에 불안감 가중
9월 중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 발표
12일 환경부 주관 관계부처 회의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부가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8일 환경부는 오는 12일 환경부 차관 주재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긴급회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9월 중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1일 인천 청라국제신도시 소재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대형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11일 만에 범부처 대책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기차 화재가 총 139건 발생했는데 2021년 24건, 2022년 43건, 지난해 72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 가운데 36건은 주차 중에, 26건은 충전 중에 발생했다.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지하주차장은 일정 시간 이상 불에 견딜 수 있는 내화구조로 설계하고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지만 대형 화재엔 속수무책이다. 실제 청라 화재 사건의 경우 한번 불이 붙자 뿌연 연기가 순식간에 지하주차장을 가득 메워 차량 대피가 어려워진 탓에, 차량 40대가 전소하고 100대가 손상되는 등 재산 피해가 심각했다. 아파트 5개 동 전원이 차단돼 주민 122명이 임시 주거시설로 대피하는 불편도 겪었다.
이 때문에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진입을 금지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전기차 충전 기반시설 확충 및 안전 강화 방안'은 새로 짓는 건물의 경우 지하 3층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규정을 고쳐 지상층에만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자는 주장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과충전 예방을 위해 전력선통신(PLC)모뎀이 장착된 완속충전기 보조금(40만 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PLC모뎀은 전기차 배터리가 일정 수준 이상 충전되면 자동으로 충전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 화재 상당수가 충전이 다 된 이후에도 충전기를 꽂아둔 상태에서 발생하는 만큼, 과충전에 따른 화재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급속충전기에는 모두 PLC모뎀이 장착됐지만, 완속충전기에는 없다.
아울러 전기차 보조금 지급 평가 항목에 안전성 부문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성능과 친환경성이 중심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금도 안전성 항목이 보조금 평가 항목에 일부 반영은 돼 있다"면서 "안전성 항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지만 당장 평가 항목에 변화가 있을지, 더 시간이 필요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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