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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우스 외교에 전략이 없다

입력
2024.08.09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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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멕시코시티 힐튼 레포르마 호텔에서 5월 6일 열린 믹타(MIKTA) 국회의장 회의 참석자들이 누만 쿠르툴무쉬 튀르키예 국회의장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멕시코시티 힐튼 레포르마 호텔에서 5월 6일 열린 믹타(MIKTA) 국회의장 회의 참석자들이 누만 쿠르툴무쉬 튀르키예 국회의장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태평양 전략(인태전략)이 본격 추진된 2017년 이후 자유진영 국가들은 이에 부응하는 전략 조정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우리 정부도 '글로벌 중추국' 외교를 펼치면서 2022년 인도-태평양 전략서를 출간했다. 인태전략 핵심축 중 하나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지역이다. 이 지역은 남반구에 위치한 대부분 지역과 국가로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남태평양, 중남미와 남미를 아우른다. 광활한 지역에서 우리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역내에 전략적 거점지역의 설정이 필요하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글로벌 사우스에서 자유 민주 진영 국가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의 추진과 함께 이른바 '전략지점'이 담론화됐고 현재 10여 개 나라에서 이를 기지화해 중국의 해외 이익을 효과적으로 수호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자유진영 국가는 군사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다자주의 형식의 군사협의체가 속출하는 결과가 이의 방증이다.

혹자는 우리나라 주도하에 2014년 발족한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와 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는 이른바 '중견국 협의체(MIKTA)'의 활용을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이후 어렵게 결성된 이 협의체의 동력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에는 우리 외교가 주변 4강과 북한에 매몰되는 경향이 강한 데 있다. 더 나아가 정책 결정 판단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의 선정 경위만 봐도 동력이 조기에 상실될 것은 자명했다. 우리 판단과 달리,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에서, 튀르키예가 중동에서, 멕시코가 중남미와 남미에서 중견국 외교를 발휘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정한 국가들은 지리적 분배를 감안한 것이나 이들의 피상적인 위상에 따른 결과다.

우리의 MIKTA 외교가 동력을 잃어버린 데는 또 하나의 치명적인 요소가 있었다. 이들과의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매개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들의 다른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 정도와 실질적으로 추구하는 이익의 유무에 따라 이들 간의 연대 수준이 결정된다. 특히 지역 현안을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이는 관건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일례로 이들 국가 중 한반도 문제나 우리 국익 현안에 능동적으로 움직일 국가는 누구이며 우리의 지역 전략 이익을 위해 누가 역내 국가의 설득에 나설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우리의 전략적 거점지역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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