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이 중국 수영선수들의 도핑 스캔들로 뒤숭숭한 가운데 여전히 약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8일(한국시간) 영국 BBC방송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그리스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엘레니-클라우디아 폴락(27)이 도핑 검사에 통과하지 못해 파리 올림픽에서 임시적으로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폐막식을 불과 나흘 앞두고 나온 처분이다.
폴락은 불명예를 안고 파리 올림픽에서 쫓겨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5일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에서 4m20을 뛰어넘었으나 4m40을 넘지 못해 결승 진출엔 실패했다. 그러나 그리스 반도핑기관이 폴락의 도핑 검사 결과 금지약물이 검출된 사실을 선수단에 알렸고, 자국 대표팀에 의해 선수촌에서 추방됐을 것으로 전해졌다.
폴락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폴락은 "나는 보충제나 단백질을 섭취한 적이 없다. 금지된 수준 이하였기 때문에 경쟁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분 문제가 있어서 매일 붉은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검출된 성분이) 고기에 들어가 있었을 것이다. 나는 고기에 그 물질이 들어있다는 것만 안다"고 주장했다.
폴락의 이 같은 주장은 중국 수영선수들이 도핑 의혹에 대해 주장한 부분과 일치한다. 2021년 치러진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수영선수 23명이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여 논란이 됐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음식 섭취를 통해 오염된 결과"라며 선수들이 햄버거를 먹은 뒤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세계수영연맹(WA)도 이에 동의했다. 결국 중국 수영선수들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3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문제는 양성 판정을 받은 중국 수영선수 23명 중 11명이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WADA는 대회 개최 직전인 지난 6월 성명을 통해 "고기를 먹은 선수들이 종종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클렌부테롤에 대한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발표했다. 천식 치료제로 쓰이는 클렌부테롤은 축산 농가에서 성장 촉진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번 올림픽은 개회식 전부터 도핑 문제로 얼룩졌다. 이라크의 남자 유도선수 사자드 세헨(28)은 지난달 26일 개회식을 코앞에 두고 금지약물이 검출돼 남자 유도 81㎏급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나이지리아 여자 복싱선수 신시아 오군세밀로레(22)도 약물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출전이 금지됐다. 그는 여자 복싱 60㎏급 16강전에 출정할 예정이었으나 자격이 박탈됐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