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양심 반하는 일 괴롭다"
사망 배경에 정치 압력 의구심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등을 조사했던 국민권익위원회 간부의 사망 다음 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권에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야권은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만큼, 김 여사 의혹을 둘러싼 정치 공방이 가열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고인이 사망에 이른 배경을 두고) 여러 억측이 있지만, 최우선으로 유가족의 황망한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면서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전날 권익위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 A씨는 세종시 관사에서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권익위 재직 시절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과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응급헬기 이송 사건 등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들의 조사를 맡았다.
안 의원은 A씨를 정치공세의 희생양으로 봤다. 그는 "고인의 사망을 계기로 우리 정치의 참담한 현실을 돌아본다"면서 "여야가 상대를 악마화하고 필사적으로 싸우며, 중간에 낀 공무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극단적인 대결과 혐오의 정치를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 국민과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정치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A씨의 사망 경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8일 서면브리핑에서 "일련의 과정에서 권익위 내부 실무자들이 말하지 못할 고초를 당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혹여나 고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고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고인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면서 자랑으로 여겼을 권익위라는 조직을 윤석열 정권이 망가뜨렸다"며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을 들여다보겠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A씨의 죽음에는 정치적 압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8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 처리된 것과 관련해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해 괴롭다"는 취지로 주변에 하소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권익위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할 게 아니라, 수사기관 이첩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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