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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성희롱 사건 은폐 의혹' 해명은 짜깁기" 피해자 입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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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성희롱 사건 은폐 의혹' 해명은 짜깁기" 피해자 입 열었다

입력
2024.08.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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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퇴사자, SNS에 입장문
"사적 대화를 마음대로 사용…
사과나 정정 없으면 추가 조치"

하이브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9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하이브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9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사내 성희롱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민 대표가 사건 당사자들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대중에 공개하며 의혹을 부인하자, 피해자는 "진실을 짜깁기했다"며 정면 반박했다.

어도어를 퇴사한 직원 A씨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입장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6일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임원 B씨를 회사에 신고했다. 열흘 뒤 어도어의 모기업 하이브는 자체 조사 결과 '징계가 필요할 정도의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A씨는 결국 같은 달 21일 회사를 떠났다.

A씨는 회사의 조치를 납득하지 못했다. 그는 "임원 B씨는 항상 비난하는 투로 저와 구성원들을 닦달했고, 업무 시간 외에 수시로 카톡으로 강압적인 업무 지시를 하여 저의 일상과 인간으로서 자존감은 서서히 무너져 갔다"고 털어놨다. A씨는 또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이 업무 미팅 과정에서 "남자 둘이 밥먹는 것보다 어린 여자분이 있는 게 분위기도 좋고 낫다"라는 식의 성차별적인 언행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무엇보다 A씨는 민 대표의 사건 대응방식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민 대표 측이 매사 '누구도 진실의 왜곡과 짜깁기를 당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면서 진실을 짜깁기라 말했을뿐더러, 퇴사한 직원이 보낸 사적 카톡 대화내용까지 마음대로 자신을 위해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표님의 팬이었던, 어도어 조직을 위해서 퇴사 후 수백 줄의 카톡에 애정을 담아 공손히 메시지를 보내던 저의 마음과 노력이 짓밟히고 기만당했다"고 절규했다.

민희진, 피해자 겨냥 "인실X 먹여라"

A씨가 언급한 '진실의 짜깁기'는 지난달 31일 민 대표의 해명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해명 대상은 6일 전 보도된 기사 내용이었다. 연예 매체 디스패치가 보도한 민 대표와 B씨와의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민 대표는 A씨가 사내 괴롭힘 사건을 신고한 것에 대해 B씨에게 "기껏 가르치고 기회를 줬더니 참나. 제대로 '인실X(인생은 실전이다 X만아)' 먹여라. X년"이라고 말했다. 정황상 욕설 대상은 A씨로 추정된다. 민 대표는 'A씨의 업무능력이 문제가 됐다. 보고와 소통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대응할 것을 B씨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 대표는 디스패치의 보도 내용을 두고 "일부 편집돼 공개된 제 사적 카톡 대화 내용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호소했다. 동시에 해명 차원에서 A씨, B씨와의 대화 내용을 캡처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건 은폐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취지다.

민희진(대화 메시지 중 오른쪽)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사내 성희롱 사건' 피해자(사진 속 B)와 나눈 대화 메시지 중 일부. 민 대표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민희진(대화 메시지 중 오른쪽)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사내 성희롱 사건' 피해자(사진 속 B)와 나눈 대화 메시지 중 일부. 민 대표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해당 대화록에서 민 대표는 A씨에게 "잘 해보려고 애쓴 걸 다 알고 있는데 무슨 이런 사건이 생겼나"라며 "둘 다 미숙해서 생긴 일 같다. 고생했고, 수고했다"고 다독였다. B씨에게는 "본인은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는데, 상대(A씨)는 분위기까지 기억한다. 배째라인가"라고 질책하는 듯한 발언이 담겨 있다. 민 대표는 B씨와의 대화에서 욕설한 대상도 A씨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피해자 "민희진, 가해자와 철저히 한편"

A씨는 민 대표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진정으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으로 중재를 했다고 하실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회사 대표로서 공유받은 신고 내용을 가해 임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그에게 이의 제기 내용을 제안하고 검토해 주며 가해자와 철저히 한편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런 이유로 A씨는 사건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을지조차 의심하고 있다.

A씨는 "민 대표와 B씨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린다. 잘못 알려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바로잡아 달라. 만약 제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 하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은 "사안을 확인하고 있다"며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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