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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한 번' 난카이 대지진, 명절 앞둔 일본 덮치나... "동일본 대지진 맞먹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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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한 번' 난카이 대지진, 명절 앞둔 일본 덮치나... "동일본 대지진 맞먹을 수도"

입력
2024.08.10 04:30
수정
2024.08.11 11:5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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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카이 대지진 주의에 분주해진 일본
시차 두고 동시다발로 발생할 가능성
신칸센 속도 줄이고 노인들 미리 대피

8일 일본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의 영향으로 가고시마현 오사키 마을의 한 주택이 무너져 있다. 가고시마=교도·로이터 연합뉴스

8일 일본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의 영향으로 가고시마현 오사키 마을의 한 주택이 무너져 있다. 가고시마=교도·로이터 연합뉴스

앞으로 일주일, 태평양 연안에서 대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에 일본 열도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지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의 '후속타'로, 100년마다 한 번꼴이라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 탓이다. 최악의 경우엔 동시다발적 지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다음 주 최대 명절 오봉(한국 추석에 해당)을 맞는 일본인들로선 즐거운 연휴가 아니라 '긴장의 일주일'을 보내야 할 판이다.

"판 경계 변형, 주위 경계면에 영향 줄 수도"

9일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전날 발생한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대지진 주의)'를 사상 처음으로 발표했다. 지진 크기에 따라 '경계', '주의', '조사 종료' 등 3단계로 나뉜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일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진이다. 난카이 해곡은 수도권 서쪽 시즈오카현에서 규슈 동쪽 태평양 연안 사이의 깊이 4,000m 해저에 위치해 있다. 지구 지각의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지점으로, 이 지역에서 100~150년 주기로 대지진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기상청의 대지진 주의 발령은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 경계 부근 움직임으로 변형이 생겨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시노하라 마사나오 도쿄대 교수는 "경계면이 어긋나 움직이면 주위 경계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교토 등 기초단체 707곳이 주의 지역

일본 경찰관들이 8일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시내에서 이날 규모 7.1 강진으로 건축물과 도로가 파손되자 거리를 통제하고 있다. 미야자키=교도·AP 연합뉴스

일본 경찰관들이 8일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시내에서 이날 규모 7.1 강진으로 건축물과 도로가 파손되자 거리를 통제하고 있다. 미야자키=교도·AP 연합뉴스

유독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동시다발적 지진' 발생 가능성에 있다. 이번에 대지진 주의가 내려진 지역만 도쿄, 교토 등 기초자치단체 707곳에 달한다. 시차를 두고 여러 곳을 강타할 수 있는데 "최대 32시간 차이로 지진이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1854년 11월 4일 안세이 도카이 앞바다에서 규모 8.4 지진이 일어났고, 32시간 후인 이튿날 안세이 난카이에서 규모 8.4 지진이 발생했다. 1707년 호에이 지진은 도카이, 도난카이, 난카이 3개 진원지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1947년 쇼와 난카이 지진(규모 8)이 마지막이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향후 30년 안에 규모 8~9의 대지진이 70~80% 확률로 일어난다"고 예측한 바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과 같은 규모 9로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거대한 쓰나미 우려도 크다. 기상청은 난카이 해곡 대지진 시 간토지방에서 규슈까지 높이 10m의 쓰나미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2019년 정부는 "난카이 대지진 땐 사망·실종자 23만1,000명과 213조7,000억 엔(약 1,981조6,00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다음 주 명절인데 지진 일어나지 않기를"

9일 일본 남부 가고시마현 시부시 마을 앞산의 나무와 토사가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져 내렸다. 가고시마=교도·AP 연합뉴스

9일 일본 남부 가고시마현 시부시 마을 앞산의 나무와 토사가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져 내렸다. 가고시마=교도·AP 연합뉴스

이날 일본 정부와 지자체, 기업은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전국 원전 사업자에 "지진 및 쓰나미 대비 상황을 확인하라"고 촉구했고, 원자력규제청에는 '정보 수집 강화'를 요구했다. 혼슈 중서부 열차 운행을 맡는 JR도카이는 "일주일간 대지진에 주의하라"는 기상청 발표에 따라 당분간 고속열차인 신칸센을 일부 구간에서 감속 운행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이날부터 나흘간 예정돼 있었던 중앙아시아 순방 일정을 취소했다.

전국 최고 높이(34m) 쓰나미가 발생하는 우려 지역인 고치현 구로시오쵸는 재해대책본부와 함께 고령층 피난소 30개소를 설치했다. 혼슈 최남단 와카야마현 구시모토쵸는 최대 18m의 쓰나미가 올 수 있는 만큼, 경계 근무에 들어갔다. 구시모토쵸 동사무소 담당자는 "다음 주가 오봉이라 많은 관광객이 찾는데 지진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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