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국가안보실장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지명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을 발탁했다.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인사다. 특히 외교안보 사령탑인 안보실장의 경우 군 출신이 기용된 것은 2017년 박근혜 정부 당시 김관진 전 실장이 물러난 이후 7년 만이다. 북러가 노골적으로 밀착하며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강대강 기조로 맞서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신원식 실장 내정자에 대해 "국방 안보 분야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식견을 갖추고 있으며 한 치 공백 없이 대통령을 보좌해 국가 안보를 책임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김용현 장관 후보자는 "우리 정부 초대 경호처장으로 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국방부 장관으로서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외교안보라인 재편은 윤 대통령이 강조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현 정부에서 안보실장을 맡은 김성한, 조태용, 장호진은 모두 외교 전문가였다. 한미 신뢰 회복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워싱턴 선언과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때보다 견고해진 한미·한미일 공조를 발판으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안보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 내정자는 육사 37기, 김 후보자는 육사 38기로 1년 선후배 사이다. 둘 모두 육군 수도방위사령관과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냈다. 대장 진급을 못 하고 3성 장군으로 예편한 공통점도 있다. 신 내정자는 21대 국회의원,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후보자는 지난 대선 캠프에 영입돼 이후 최측근이자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경호처장을 맡아왔다.
이에 따라 장호진 안보실장은 신설하는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선봉에서 외교로 성과를 내고 안보가 뒷받침해 왔다면,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안보를 우선하며 외교가 뒤를 받치는 모양새로 바뀐 셈이다. 대통령실은 "핵심 국익 관련 전략과제를 각별히 챙기기 위해 외교안보특보를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경우 장 실장이 물러나면서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관측과, 군 출신인 신 내정자의 등장으로 오히려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장에 안창호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2012~18년)을 지명했다. 1981년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법조에 입문한 안 후보자는, 헌재 재판관 재직 당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소신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고 국제 인권에 대해서도 높은 지식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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