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렸다" 말하지만 "김 임명 철회해야"
친일 인사 기용 문제 해결도 요구
이종찬 광복회장은 14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에 대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으니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계기로 자기 입장이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순차적으로 물러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관장을 넘어 친일 인사들의 퇴진까지 언급한 것이다. 15일 광복절 경축식과 관련, “마지막 문은 열어뒀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윤석열 대통령 주재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광복회관에서 파리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이자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인 허미미(22)에게 광복회 유족회원증을 수여한 직후 취재진과 만났다. 당초 “건국절은 없다”는 정부 입장을 요구했던 이 회장은 이날 요구조건이 늘었다. 김 관장 사퇴에 더해 친일 인사들의 거취까지 거론한 것이다.
그는 “정부에서 ‘대일 정책은 옛날 그대로이고, 당신이 지지했던 그대로’라고 해주고, 친일적 인사는 차츰차츰 해결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윤석열 정부의 ‘친일 정책’에 지지를 표명했던 사람”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일본과 과거사 문제는 다투더라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는 발전해야 한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 다만 “과거 저질러진 불법행동을 우리가 묵과하고 그냥 넘어간다면 자칫 잘못하면 우리가 일본에 무릎을 꿇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1945년 광복을 맞이했는데 자칫 광복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관장은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대통령실도 강경 모드에 변함이 없다. 이에 15일 광복절 경축식은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정부 행사와 용산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서 광복회를 비롯한 37개 독립운동단체가 주최하는 민간 행사로 나뉘어 열릴 전망이다. 백범기념관 행사에는 정당이나 정치권 인사도 초청하지 않는다. 이 회장은 “정치권에서 오는 건 고사한다”며 “우리가 잘못하면 (기념식) 장소가 정치 장소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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