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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독도 조형물, 광복절 앞둔 시점 철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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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독도 조형물, 광복절 앞둔 시점 철거... 왜?

입력
2024.08.14 15:32
수정
2024.08.14 15:59
0 0

15년 전 '독도 관심 환기' 설치
8일 잠실역, 12일 안국역 철거
"유동인구, 관광객 안전 대응 위해"
누리꾼 등 '독도 홀대 아니냐' 반응
"재설치 등 결정된 바 없다"

잠실역(왼쪽) 및 안국역에 설치돼 있던 독도 조형물이 사라진 모습을 찍은 사진이 12일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잠실역(왼쪽) 및 안국역에 설치돼 있던 독도 조형물이 사라진 모습을 찍은 사진이 12일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지하철역 몇 곳에 15년 전부터 설치돼 있던 독도 조형물 중 일부가 광복절을 앞둔 이달 초순 사라졌다. 지하철역 시설물을 관리하는 서울교통공사는 몇몇 역사 내 혼잡도가 높아져 해당 조형물뿐 아니라 기타 시설물도 같이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과 누리꾼들은 '왜 하필 지금 치우는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잠실역의 독도 모형은 이달 8일 치워졌다. 안국역의 독도 조형물은 12일 철거됐다. 안국역 독도 모형이 사라진 날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몇몇 지하철역에 설치된 독도 조형물이 사라졌다는 게시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해당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바닥에 자국만 남아있을 뿐 (철거 등을 공지한) 안내 메시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시청역에 설치된 독도 조형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시청역에 설치된 독도 조형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교통공사는 잠실·안국역의 독도 조형물은 안전상 이유로 철거했으며 나머지 김포공항역, 시청역, 이태원역에 설치된 독도 조형물은 남아있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14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잠실역은 10일 개통한 별내선의 환승역이 되면서 (잠실역사) 이용 고객이 늘었고 혼잡도가 심해 안전사고가 우려됐다"며 "승객 동선에 장애가 될 시설물은 철거했다"고 했다. "잠실역의 경우 독도 모형뿐 아니라 안내센터 부스 등 다른 시설물도 같이 철거했다"고 이 관계자는 부연했다. 안국역 독도 조형물 또한 인근 관광객이 늘면서 안전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치웠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공사는 이 같은 시설물 조정이 우연히 광복절 시기와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시민과 누리꾼들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가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찬성한 데 이어 역사관 논란이 있는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하는 등 현 정권의 대일 정책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공사마저 '독도 홀대'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다. 누리꾼들은 사라진 독도 조형물 관련 게시글을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10년 넘게 문제없었는데 갑자기 안전 우려로 철거라고 한다", "일본 정서에 대한 안전 우려냐"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

15년 전엔 '독도 조형물' 홍보까지

서울 지하철역 독도 조형물은 2009년 서울시의회의 '독도수호를 위한 서울특별시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에 따라 2010년 설치됐다. 일본 정부가 2008년부터 초등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교과서에 넣도록 주문하는 등 역사왜곡 시도가 본격화하던 시점이었다.

이에 독도 조형물을 처음 설치하던 2010년 1월 당시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메트로는 관련 보도자료까지 내고 "(독도 실물 모형 설치로) 서울시민들의 독도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설치 15년 만에 없앤 조형물을 다시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잠실·안국역사 내 안전 우려가 없는 위치에) 재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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