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재정수지 적자 103조4000억 원
올해 연간 목표보다 11조 이상 많아
향후 경기 대응 여력 하락 우려
나라 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가 올해 상반기에만 100조 원을 넘겼다. 한 해의 절반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연간 적자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2년 연속 ‘세수 펑크’도 확실시돼 향후 재정운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을 보면,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총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3,000억 원 줄어든 296조 원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수입에도 경기 활성화를 위해 총지출(371조9,000억 원)은 같은 기간 20조3,000억 원 늘렸다.
총지출이 총수입을 크게 웃돌면서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76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등을 제외해 실질적인 나라 재정 상황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103조4,000억 원 마이너스(-)였다.
코로나19 발발 직후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2020년 상반기(-110조5,000억 원) 이후 가장 큰 적자로, 정부의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 목표(91조6,000억 원)를 11조 원 이상 웃돈다.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마이너스 규모가 한 해 전체 예상 적자를 넘어선 건 2014년과 2015년, 2019년, 2020년, 2022년, 2023년에 이어 올해가 일곱 번째다.
관리재정수지가 악화한 이유는 올해 들어서도 세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부가가치세(5조6,000억 원)와 소득세(2,000억 원)가 늘었으나, 지난해 기업실적 부진에 따른 법인세가 16조1,000억 원 줄면서 상반기 국세수입이 10조 원 안팎 줄었다. 연간 계획 대비 실제로 걷은 돈의 비율을 나타내는 총수입 진도율도 48.3%에 그친다.
수입이 감소한 상황에서 재정지출을 늘린 것도 관리재정수지 적자 확대를 이끌었다. 당장 올해 신속집행 관리 대상 사업 규모(242조9,000억 원) 중 상반기에만 167조5,000억 원(66.2%)을 쏟아부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8조 원 증가한 규모다. 연간 계획 대비 재정지출 비율을 뜻하는 총지출 진도율도 56.6%를 기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8월에 법인세 중간예납분이 들어오고 소득세‧부가세는 늘어나고 있어서 재정적자 규모는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수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확대된 재정 적자가 향후 경기 대응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상반기에 재정을 많이 당겨썼기 때문에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금리 인하를 제외하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꺼내 들 카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중앙정부 채무는 1,145조9,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000억 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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