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희망 초1 28만 명 전원 수용키로
교육부 "늘봄 전담 인력 9,104명 배치"
교원단체 "결국 교사 업무 부담 가중"
학부모 "방과후·돌봄교실 차이 없어"
2학기부터 모든 초등학교에서 1학년 대상 정규수업 외 돌봄 프로그램인 늘봄학교가 전면 시행된다. 늘봄학교는 저출생 대책으로 초등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도입됐지만 당분간은 기존 방과후학교나 돌봄교실과 병행 운영돼 공간과 인력 부족 등 혼란도 예상된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1학기 전국 2,963개 초등학교에서 시범 도입했던 늘봄학교를 2학기부터 전체 초등학교 6,185개교, 특수학교 178개교로 확대 운영한다. 초1 학생 대상 2학기 늘봄학교 참여 수요 조사 결과, 전국 초1 학생 34만7,762명 중 27만8,286명(약 80%)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교육부는 2학기부터 희망자 전원 수용이 가능해 초1 돌봄 대기가 완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늘봄 전담인력 9100명 배치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양육 부담과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오전 7시부터 방과 후 오후 8시까지 원하는 시간만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기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이 운영되긴 했지만 저소득, 한부모, 맞벌이 가정 등 신청 자격에 제한이 있고, 수용 인원이나 교육 프로그램도 한계가 있었다.
교육부는 일선 교사들의 늘봄학교 행정 부담을 덜기 위해 9일 기준 늘봄학교 전담 인력 9,104명(학교당 1.4명)을 배치했다. 또 늘봄학교 운영 중 교사 업무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학교별 교사연구실 4,861실을 구축했다. 내년부터는 전교생 1,000명 이상인 학교에는 늘봄학교 전담 체계 구축을 위해 늘봄지원실장 2,500명을 선발해 배치한다. 늘봄학교 이용 학생들을 위해 9일 기준 학교별로 아동친화적 교실 9,212개도 확보했다.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해진다. 늘봄교실 초1 맞춤형 프로그램은 3만2,169개. 대학이나 공공기관 등 지역사회 협력 프로그램도 있다. 예컨대 서울시교육청은 산림청 등과 연계해 숲 체험 활동을 제공한다. 부산시교육청은 한국마사회와 협력해 승마 체험, 마필관리사 직업 체험 등을 진행하고, 동의대 부산경상대 등 지역 대학과 연계해 펜싱과 드론 수업도 한다.
모든 특수학교에서도 2학기부터 늘봄학교가 운영된다. 전국 178개 특수학교에서 초1 학생 1,673명 중 1,297명(77.5%)이 참여한다. 장애학생들을 위한 예체능 활동, 감각놀이, 요리 등 687개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교육부는 내년에는 초2 학생까지 늘봄학교 대상을 늘리고, 2026년부터는 모든 학년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때까지 기존의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은 유지된다.
전면 시행 앞두고 혼선 우려도
일선 교사들은 여전히 공간과 인력 운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이날 방과후학교 업무 담당 교사 2,000여 명이 참여한 늘봄학교 운영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1.2%가 늘봄학교 업무를 교사들이 완전히 면제받기 힘들다고 답했다. 초등교사노조는 "늘봄실무직원 역량이 미흡하고, 업무 관련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며 "안전사고와 학교폭력, 민원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사전 수요 조사와 실제 신청 수요 차이가 커 현장에서 교실 부족, 프로그램 개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늘봄실무직원 채용, 교육 등과 관련 업무들을 여전히 교사들이 맡고 있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학부모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기존 돌봄교실을 이용하던 초1 학부모 김모씨는 “오후 6시까지 돌봄교실을 이용하는데, 늘봄학교는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한다”며 “교육 프로그램은 늘봄학교가 좋지만 시간은 돌봄교실이 더 길고, 중복 신청은 안 돼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맞벌이인 초1 학부모 이모씨도 "기존에 듣던 방과후학교와 늘봄학교 프로그램 차이가 크지 않아 고민 중"이라며 "늘봄학교가 예체능 수업 위주여서 영어나 수학은 사교육을 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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