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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복절에 '기미가요' 틀었다 사과..."기가 막혀" 청원에 1.4만 명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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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복절에 '기미가요' 틀었다 사과..."기가 막혀" 청원에 1.4만 명 동참

입력
2024.08.15 14:22
수정
2024.08.15 17:37
8면
0 0

KBS "올림픽 중계로 편성 미뤄져"
"시의성 검토 못 한 불찰" 공식 사과
16일 '나비부인 2부'는 결방 결정
시청자 항의청원, 1만4,000명 동참

15일 0시 'KBS 중계석'에서 방송한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기모노를 입은 배우들이 일본의 국가 '기미가요' 등을 부르며 공연하고 있다. KBS 캡처

15일 0시 'KBS 중계석'에서 방송한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기모노를 입은 배우들이 일본의 국가 '기미가요' 등을 부르며 공연하고 있다. KBS 캡처

공영방송 KBS가 광복절로 날짜가 바뀌자마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 등을 부르는 오페라를 방송한 데 대해 사과했다. 16일 오페라 후반부를 방송하려 했던 계획도 취소했다. 15일 오후 시청자 약 1만4,000명이 오페라 편성을 비판하는 시청자 청원에 서명했다.

고급문화 대중화를 위한 교양프로그램인 'KBS 중계석'은 15일 0시부터 약 80분간 오페라 '나비부인'의 전반부를 방송했다. '나비부인'은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같은 제목의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한 작품으로, 일본 여성과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의 사랑을 그렸다. 이날 방송에는 일본 전통 복장인 기모노를 입은 인물들이 등장했고, 주인공들의 결혼식 장면에서 기미가요와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비판이 커지자 KBS는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냈다. KBS는 "올해 6월 29일에 공연을 녹화했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파리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를 정확히 확인·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방송 경위를 조사해 관련자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16일 0시 20분에 방영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후반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수신료 내고 웬 친일 방송"...항의 댓글 줄줄이

KBS가 15일 방송한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 화면. KBS 캡처

KBS가 15일 방송한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 화면. KBS 캡처


KBS 시청자 청원에는 항의가 빗발쳤다. "기가 막힌다"는 내용의 첫 청원 글에 1만4,000여 명이 동의했다. "광복절에 제정신인가" "왜 수신료 내고 친일 방송을 봐야 하냐" 같은 댓글도 달렸다. KBS는 1,000명 이상 동참한 청원에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기미가요' 방송에 대한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15일 오후 5시 기준 한 청원 글에 1만4,00여 명의 시청자가 동의했다. KBS 홈페이지 캡처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기미가요' 방송에 대한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15일 오후 5시 기준 한 청원 글에 1만4,00여 명의 시청자가 동의했다. KBS 홈페이지 캡처

KBS가 광복절을 맞아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방송하기로 한 것도 논란을 불렀다. KBS는 15일 밤 11시 10분에 특별 편성한 '독립영화관' 프로그램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4·19 피해자로 묘사하는 '기적의 시작'을 내보낸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는 두 차례 심사에서 이 다큐 영화가 독립 영화가 아니라고 결정한 바 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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