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상승률 1위 'KRX 300 헬스케어'
'KRX 반도체'는 -17.18%로 최하위
외국인·기관 순매수 1위도 바이오주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주도주가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바이오·제약 종목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실적 개선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개별 기업 호재가 훈풍이 되어 주가를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최근 한 달 수익률 1위 헬스케어, 꼴찌 반도체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전날까지 한 달간 거래소가 도출한 28개 ‘KRX 산업지수’ 가운데 상승률 1, 2위는 ‘KRX 300 헬스케어(+2.65%)’와 ‘KRX 헬스케어(+2.24%)’였다. ‘KRX 헬스케어’는 바이오·제약 종목 73개로 구성된 지수이고, ‘KRX 300 헬스케어’는 이 중 중·대형주 37개를 추종한다.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와 자동차는 부진했다. 최근 한 달 ‘KRX 자동차’는 10.67% 급락했고, ‘KRX 반도체’ 지수는 마이너스(-)17.18%로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역시 헬스케어주를 집중적으로 담았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순매수액이 약 3,549억 원에 달했다. 기관은 또 다른 바이오 대표주인 셀트리온(2,507억 원)을 가장 많이 샀고, 알테오젠(1,371억 원)이 5위에 자리했다. 이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13.8% 뛰었는데, 지난 8일엔 97만4,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황제주(주당 가격 100만 원 이상)’ 복귀에 근접하기도 했다.
실적 호조·금리인하 기대·개별 호재 '3박자' 덕
코로나19 이후 긴 침체기를 겪었던 헬스케어 종목은 최근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 흐름을 탔다. 지난달 24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립 이래 최초로 상반기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게 대표적이다. 셀트리온도 2분기 매출이 8,000억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이 임박했다는 인식도 금리에 민감한 헬스케어주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것이라 확신한다. 대규모 연구·개발(R&D) 자금이 필요한 헬스케어 기업에 금리 인하는 우호적 환경이다.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미 의회를 통과하면 국내 기업이 반사 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개별 주 호재도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중 최초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속한 ‘의약품 공급망 이니셔티브(PSCI)’에 가입한 소식이 긍정적 재료가 됐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재확산은 관련 치료제, 백신 개발 종목 주가를 끌어올렸고, 미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매출이 급증하자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단기적으로 헬스케어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다만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피크론, 경기침체론 등 불확실성 요인이 제거될 경우 반도체 등 기술주 주도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며 “그때는 헬스케어 등 성장주 모멘텀이 약화되기 쉽다”고 분석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