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6.8→ 9.8% 인상에 반발
지역 공공 배달앱으로 환승 나서
대구 울산 전남 지역도 동참 대열
"플랫폼 회사들이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갇혀 살 순 없잖아요."
광주광역시 소상공인들이 결국 거리로 나설 태세다.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1위 배달의 민족(배민)이 최근 외식업주가 부담하는 중개 수수료를 50% 가까이 올리자, 기존 입점 점주들이 "거대 플랫폼의 횡포"라며 '독립(탈퇴)운동'에 나선 것이다.
광주 지역 소상공인들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배달의 민족 독립 1,000인 디지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배민 입점 점주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배민을 탈퇴하고 지역 공공 배달앱 '위메프오'와 '땡겨요'로 환승하자는 게 핵심이다. 하룻새 70여 업주들이 위메프오와 땡껴요로 갈아탔다.
이른바 '배달의 민족 독립운동'의 불씨를 지핀 건 9일 배민의 중개 수수료율 인상(6.8→9.8%·부가세 별도)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수수료 부담이 크다고 호소해 온 자영업자들은 "못 살겠다. 갈아타자"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19일 소비자연합, 라이더단체, 광주시의회 등과 '배달의 민족 독립선언문'을 발표하며 공공 배달앱으로 갈아타기를 예고한 터였다. 6월 말 현재 광주 지역 배달앱 점유율이 각각 12.41%와 5%인 위메프오와 땡겨요의 가맹점 수는 1만1,000여 개, 배달 수수료는 2%다. 배달의 민족 점유율은 50.54%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 결정권을 남용하는 독과점 사업자의 횡포가 국민 경제를 피폐화시키고 있다"며 "배민은 더이상 혁신 기업도, 국민 기업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광주에서 시작된 '배달의 민족 독립운동'은 대구와 울산, 전남 지역으로도 번졌다. 지역 연대에 나선 소상공인들은 "배민이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지 않고 중소상인·배달 노동자·소비자와 상생하지 않으면 배달의 민족 독립운동을 범시민과 함께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상공인들은 "성장의 파트너인 소상공인들에게 눈과 귀를 닫고 성을 쌓아가는 배달의 민족의 배신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이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광주시도 후방 지원에 나섰다. 광주시 출연 기관인 광주시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은 22일과 31일 소상공인 유관단체, 소비자단체, 라이더단체 등과 함께 공공 배달앱 환승 캠페인과 서명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서명에 참여하는 소상공인과 시민 중 100명에게 위메프오와 땡겨요 할인 상품권을 지급할 방침이다.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관계자는 "배민 중개 수수료 인상은 정부의 자율 규제가 낳은 인재"라며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포용적 디지털 전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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