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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구 80%가 겪는 허리 통증… 15%만 병원 치료 필요”

입력
2024.08.18 18: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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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조대진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조대진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허리통증은 대부분(85%) 생활 습관만 바꿔도 증상이 좋아지는 ‘단순 요통’"이라며 "자세와 생활 습관 변화, 운동만으로 통증 강도나 빈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조대진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허리통증은 대부분(85%) 생활 습관만 바꿔도 증상이 좋아지는 ‘단순 요통’"이라며 "자세와 생활 습관 변화, 운동만으로 통증 강도나 빈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척추 수술이 2022년 20만4,000건 시행돼 전체 수술의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척추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 많다(국민건강보험공단). 특히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척추 질환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척추 질환 치료 전문가’ 조대진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만났다. 조 교수는 “허리 통증 가운데 단순 요통이 80% 정도이고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는 15%에 그친다”며 “허리 통증이 생겼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허리가 아프면 반드시 치료해야 하나.

“허리 통증은 전 인구의 80%가 겪을 정도로 아주 흔하게 나타난다. 요통의 대부분(85%)은 생활 습관만 바꿔도 증상이 좋아지는 ‘단순 요통’이다. 자세와 생활 습관 변화, 운동만으로 통증 강도나 빈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15%)는 △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등으로 발생하는 ‘병적 요통’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적 요통이라면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 걸을 때 다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 등 다양한 감각 이상이 생기고 심하면 다리가 마비될 수도 있다. 원인 질환이 매우 다양하므로 척추 질환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걸맞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하는 ‘병적 요통’은 어떤 게 있나.

“우선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 가장 흔하다. 또한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척추관)가 좁아지는 척추관협착증, 척추뼈 윗부분이 밀려 나오는 척추전방전위증 등이 있다.

추간판(디스크)은 허리 척추뼈 사이에는 외부 충격을 흡수해 완충 작용을 하는데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오래 취하거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삐어져 나오면 신경이 눌리면서 허리 통증이 발생한다(추간판탈출증).

추간판탈출증이라면 요통과 함께 무릎 밑, 발가락까지 내려가는 다리 저림 증상이 생기는데, 감각이 둔해지는 이상 감각을 호소하기도 한다. 안정 가료, 약물·물리·주사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어서 환자 대부분(80~90%)이 3개월 이내 호전된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심한 신경 압박과 마비 증세가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뇌에서 팔다리까지 내려가는 척추 중앙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퇴행성 변성이 주원인으로 척추관이 좁아지고, 척추관 구조물이 두꺼워지면서 신경 몸통과 신경 뿌리를 눌러 요통이 발생한다. 엉덩이부터 종아리, 발목까지 감각이 없어지고, 저림 증상이 생기게 된다. 증상이 심할수록 걸을 때 아파서 쉬거나 쪼그려 앉아야 하고, 다시 걸을 때에도 다리가 터질 것 같은 증상(파행증·跛行症)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할수록 보행 거리가 짧아진다.

추간판탈출증이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심해질 때가 많은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며 안정을 취하고 운동을 제한한다. 약물 치료(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와 물리·주사 치료를 병행한다. 보존적 치료에 호전되지 않거나 근력 저하, 신경손상, 마미증후군 등이 생기면 감압 수술을 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앞으로 밀려 나온 상태를 말한다. 척추 발육 부진이나 척추 연결고리 뼈 골절, 척추 노화로 인한 인대·근육 퇴행, 외상으로 인한 충격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걸을 때 요통과 다리 저림이 생기며, 척추뼈가 앞으로 심하게 밀리면서 서 있는 자세가 이상해질 수 있다. 걸을 때도 문제가 생기는데, 오래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지면서 종아리가 터질 듯한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다리 통증이나 요통을 별로 일으키지 않고, 불편한 정도인 증상만 있다면 보존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허리보조기·진통소염제로 급성 통증을 줄이거나, 신경 주사, 신경 차단술(nerve block) 등 주사 요법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걷기, 허리 펴기, 수영 등으로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보존적 치료다.”

-척추 건강을 오래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척추를 몸의 기둥이라고 하는데, 사실 기둥 역할은 60~70% 정도고, 나머지 30~40%는 척추 주위 근육(척추 기립근, 장요근)과 인대가 맡고 있다. 평소 척추 기립근과 장요근 등을 강화하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 요통 빈도·강도를 줄일 수 있다. 척추 기립근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운동은 누워서 어깨너비만큼 다리를 벌리고 무릎을 세워 엉덩이를 천천히 올렸다 내리는 것이다. 15~30회씩 하루에 2~3번만 꾸준히 하면 된다. 바른 자세 걷기, 수영 등도 단순 요통뿐만 아니라 추간판탈출증 환자에게도 아주 좋다.

허리가 아프다고 누워 있으면 좋을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서서 가벼운 일상생활을 하는 걸 권한다. 허리에만 통증이 있다면 2~3주 정도 지나면 대부분 호전된다. 다만 2~3주 지나도 요통이 가시지 않는다면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무엇보다 허리가 아프지 않도록 무리한 행동을 피하고 꾸준히 운동해 예방하는 게 가장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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