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기조연설… 통화정책 방향 힌트
경제 연착륙 신호… 대폭 안 내릴 듯
물가가 잡혀 가고 있다. 다만 경제 침체 공포는 많이 줄었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어떤 선택을 할까. 매년 8월 하순 와이오밍주(州)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연준 의장이 작심 발언을 하는 기회다. 그의 입에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미 연준은 22~24일(현지시간)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제롬 파월 의장이 참석해 그간 관례대로 기조연설을 한다고 15일 밝혔다. 파월 의장 연설 시간은 미국 동부 시간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1시)다.
잭슨홀 미팅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 정책 전문가, 경제학자 등이 모여 세계 경제 현안, 통화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특히 여기서 나오는 연준 의장 메시지에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늘 주목해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양적 완화’(국채 매입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 선언이 이뤄진 장소가 잭슨홀이었다.
파월 의장도 2018년부터 잭슨홀 미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2021년 이 행사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니 기준금리를 서둘러 올릴 필요가 없다”고 했다가 이듬해에는 반대로 강도 높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 내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올해 연설은 다음 달 중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파월 의장의 마지막 공식 연설이 될 공산이 크다. 시장 참가자들은 9월 금리 인하 폭과 향후 인하 속도 등을 가늠할 수 있는 힌트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말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 금리 인하 논의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당시 고용 지표가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빅컷’(0.5%포인트 인하)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소비 및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띠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 7월 소매판매가 1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인 1% 상승을 기록했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 주보다 7,000건 감소한 데다 시장 예상치(23만5,000건)를 밑돌았다. 경제 연착륙 관측이 많아진 배경이다.
인하 자체는 기정사실에 가깝다. 전날 공개된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년 4개월 만에 2%대(2.9%)로 내려가면서 확실히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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