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못피는 등 상태 악화되자
포획 대신 장대칼날 사용해 절단
낚시줄·바늘 남아 모니터링 지속
구조단 “움직임 확연히 좋아져”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의 몸에 얽혀 있던 낚시줄을 절단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제주 바다에서 낚싯줄 등 폐어구에 걸린 채 처음 발견된 종달이가 이번 구조작업으로 인해 10개월 만에 엄마 돌고래와 함께 자유롭게 헤엄치기 시작했다.
18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등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구조단이 종달이의 부리에서 꼬리까지 몸통에 걸쳐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낚싯줄을 절단하는 데 성공했다. 구조단은 “종달이의 몸에 얽혀있던 낚싯줄 절단 후 움직임이 확연히 좋아졌다며 생존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종달이는 지난해 11월 낚싯줄에 온몸이 엉킨 모습으로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이 처음 발견됐다. 이에 구조단은 지난 1월 1차 구조에 나서 종달이 꼬리지느러미에 늘어져 있던 낚싯줄과 여기에 달라붙은 해조류를 제거하는 등의 응급처치를 했다. 당시 제거한 낚싯줄 길이는 2.5m며, 무게는 달라붙은 해조류까지 196g이었다. 하지만 당시 주둥이 부근에 걸려 있던 낚싯바늘과 몸통에 엉킨 낚싯줄은 제거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구조단은 종달이의 몸에 남아있는 낚싯줄을 완전히 제거하고 상처를 치료해주기 위해 여러 차례 종달이 구조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낚싯바늘과 낚싯줄이 종달이의 몸을 파고들기 시작했고, 헤엄을 치는 등의 움직임에서 다소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15일 모니터링 과정에서 종달이가 일정 구역을 벗어나지 않고 수면에 떠 있는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지는 등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이 확인됐다. 종달이의 몸에는 주둥이에서부터 꼬리까지 낚싯줄이 팽팽하게 얽혀 있었고, 이 때문에 몸통을 제대로 펼 수 없어 활처럼 굽은 상태였다.
이에 구조단과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이 15∼16일 이틀간 구조에 나섰고, 유영 행동과 반응을 지켜본 끝에 포획하는 대신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기 위해 장대 칼날을 사용해 몸통에 걸린 낚싯줄을 절단하기로 결정했다. 종달이는 낚싯줄 절단 직후부터 어미 돌고래 곁에서 빠르게 헤엄치면서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움직임을 보였다.
구조단은 낚싯줄을 절단한 이후 종달이와 어미 돌고래, 주변 남방큰돌고래 무리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한 뒤 구조작업을 종료했다. 다만 아직 종달이의 주둥이 부근과 꼬리 부분에 낚싯줄과 낚싯바늘이 남아 있는 상태로, 구조단은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구조에 나설 계획이다.
구조단은 “어구 얽힘으로 인한 종달이의 고통을 줄이고 생존기간을 연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한국에서는 최초로 '능동구조' 방식을 도입했다”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구조를 통해 낚싯줄과 폐어구에 의한 해양동물 얽힘 피해를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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