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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배기가 국영수에 한자까지... 초등의대반 앞에 유치원 선행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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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배기가 국영수에 한자까지... 초등의대반 앞에 유치원 선행학습

입력
2024.08.21 12:00
수정
2024.08.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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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유치원 103곳 선행교육 실태조사 발표
영어 특성화 74.1%... 연계교육 명목으로 선행
"전수조사 시급... 유·초 연계 인식 정상화해야"

유치원 통학차량들이 도로를 지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치원 통학차량들이 도로를 지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유치원 10곳 중 7곳 이상이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선행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유치원에선 초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까지 가르치고 있어 교육당국 규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3개 자치구 유치원 103곳의 선행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영어 특성화 인기... 강남 유치원 3곳 중 1곳 초등 선행

조사 결과 전체 유치원의 74.1%가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었다. 만 3세(63.1%)에서 4세(72.8%), 5세(86.4%)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참여율도 함께 높아졌다. 특히 국공립 유치원은 원생 56.9%가 참여한 것에 비해 사립 유치원은 89.1%로 참여율이 월등히 높았다.

전체 유치원의 49.2%가, 특히 만 5세반은 100%가 유치원·초등학교 연계교육을 적용 중이라고 답했다. 서울을 포함한 일부 시도에서는 교육청 차원에서 유치원생이 취학 후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유·초 연계교육을 권장하고 유치원 교사 연수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는 유·초 연계교육이 정책 취지와 달리 사실상 초등학교 선행학습의 구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강남구 38개 유치원의 '2024학년도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추가로 분석해보니, 10곳에서 연계교육을 명목으로 초등 선행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글은 편지쓰기를, 수학은 초등 3학년 교육과정인 나눗셈과 분수를 가르치는 식이었다. 일부 유치원은 만 3세 아동에게 국영수는 물론 한자 프로그램까지 참여하도록 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조사 분석 대상을 유치원에 한했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압박감이 심한 상황은 어린이집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교육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육과정의 선행교육 운영 여부를 전수조사 및 관리·감독해, 각종 특별활동 및 특성화 프로그램이 놀이 중심이 아닌 학습 중심으로 구성되진 않았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의원은 "유·초 연계교육 정책 취지엔 공감한다"면서도 "초등 선행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섣불리 도입하면 오히려 조기 선행교육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책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고 충분한 교사 연수를 통해 유아교육기관의 유·초연계교육에 대한 인식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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