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전용 주차 구역은 29만개
주차난 심한 지역 지하 비율↑
정부는 충전 시설 지상화 추진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발생 이후 '전기차 포비아'(불안·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공동주택에 설치된 지하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 면적이 서울 여의도공원 면적 15개와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공동주택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 20만6,047개 중 82.9%인 17만870개가 지하에 설치됐다. 이는 현행법상 공동주택관리정보(K-apt)에 등록 의무가 있는 아파트,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등 전국 공동주택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집계한 수치다.
지자체별로는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5만3,627개)이고, 서울(3만347개)이 뒤를 이었다. 지하에 시설이 설치된 비율은 세종이 94.2%로 가장 높았고, 서울(93.2%)과 부산(91.2%)도 90%를 넘겼다. 주차난이 심각한 도시 지역일수록 지하에 충전시설이 몰려 있고, 지상에 공원을 조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충전시설이 가장 많은 경기의 지하 설치 비율은 86.8%다.
전국 공동주택의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은 총 40만5,513면으로, 71.1%에 달하는 28만8,150면이 지하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장법이 규정하는 일반 차량 평행주차 면적은 12㎡로, 이를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 개수에 곱해보면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은 345만7,800㎡에 이르는 셈이다. 이는 여의도 공원(22만9,539㎡)의 약 15배 크기다.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에 충전기 설치 면적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면적은 더 클 수도 있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소 지상화 확대 등을 골자로 전기차 화재 종합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느 지역의 지하 시설을 얼마큼 지상화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은 "최근 인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분쟁까지 극심해지고 있다"며 "다수의 안전을 위해 전기차 충전시설 지상 이전을 위한 정부·지자체의 예산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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