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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서 불나면 속수무책"... 선사들 전기차 선적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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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서 불나면 속수무책"... 선사들 전기차 선적 제한

입력
2024.08.19 17:00
수정
2024.08.19 17:31
1면
0 0

정부, 전기차 선적 시 충전율 50% 제한
아예 선적 금지하거나 배 끝에만 싣기도
충전율 일일이 확인... 일부 승객 불만

12일 오후 제주항에서 출항하는 2만 톤급 카페리 여객선에 전기차가 선적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여객선 내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전기차 선적 시 충전율을 50%로 제한하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제주=뉴스1

12일 오후 제주항에서 출항하는 2만 톤급 카페리 여객선에 전기차가 선적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여객선 내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전기차 선적 시 충전율을 50%로 제한하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제주=뉴스1

"아이오닉은 48%, 쏘울은 36%네요."

지난 15일 전남 목포 삼학부두. 제주를 왕래하는 2만7,000톤급 대형카페리 여객선의 선적 작업이 한창인 와중에 선사 직원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전기차에 일일이 탑승하더니 배터리 충전상태를 확인했다. 해수부가 8일 전기차를 배에 실을 때 충전율을 50%로 제한하라는 권고를 내놓자 벌어진 풍경이다. 전기차를 싣고 제주로 향하는 한 여행객은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금까지 줘가며 전기차 사용을 권장해놓고 뒤늦게 여객선 승선을 제한하면 어떻게 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정운곤 씨월드고속훼리 전무는 "전기차 화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기차끼리만 고박하고, 소화기와 물호스도 준비했다"며 "충전율 50% 이상은 절대 승선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한 공포(전기차 포비아)가 해운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 권고에 따라 전기차 선적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선박업계 직원과 이용객 모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아예 전기차 선적을 금지한 여객선사도 적지 않다. 부산 고려훼리는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 부관훼리는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운항하는 여객선에 전기차 선적을 금지하고 있다. 팬스타크루즈도 부산과 오사카를 오가는 여객선 내 전기차 선적을 전면 제한 중이다.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연화도·우도·욕지도를 오가는 차도선을 운항하는 A선사는 해수부 권고에 따라 충전율 50% 미만 전기차만 선적하다 관광객이 몰린 주말(17, 18일)에는 아예 전기차 선적을 금지했다. A선사 관계자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불이 나면 마땅한 대비책도 없고, 침몰 등 큰 피해가 날 우려가 있다"며 "예약해놓고 승선 당일에 충전율 권고 기준을 지키지 않는 경우를 막기 위해 전기차 선적 관련 온라인 예약은 아예 안 받는다"고 말했다. 통영 가오치항과 사량도를 오가는 차도선 2척을 운영 중인 통영 C선사는 전기차 선적을 제한하지 않는 대신 전기차를 배 끝자리에 싣는 고육책을 실시하고 있다.

해수부 권고보다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곳도 있다. 울릉 여객선 중 차를 실을 수 있는 울릉크루즈㈜의 뉴씨다오펄호(1만 9,988톤, 포항 영일만항~울릉 울릉항)와 ㈜에이치해운 울릉썬플라워크루즈(1만 4,919톤, 울진 후포항~울릉 울릉항)는 충전율 40% 이하 전기차만 선적을 허락한다. 울릉크루즈 측은 "전기차를 아예 못 싣게 하려고 했으나 승객 불편이 가중될 수 있어 외국 사례를 참조해 40%로 했다"며 "전기차는 가장 나중에 싣는다"고 했다. 에이치해운은 "다음 달부터 전기차 선적을 중단하려 했으나 일부 소화장비를 마련해 20일부터 충전율 40% 이내면 가능하다"며 "단 사고이력이 없는 차량만 선적 가능하다"고 했다.

통영= 이동렬 기자
광주= 박경우 기자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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