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본청약 예정, 서울 수방사 부지
불소 등 오염물질 10종 발견
본공사·정화 병행에도 공사 지연 우려
과천과천 지구는 맹꽁이 이주 필요
내달 분양하는 서울 동작구 수방사 공공주택 부지에 오염토가 발견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화 작업에 착수했다. LH는 토양 정화와 아파트 공사를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지만 사업기간 내 입주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이 돌발 변수에 발목을 잡혔다.
19일 LH에 따르면 수방사 부지에서 발견된 오염물질은 불소 등 10종이다. LH가 이달 선정한 용역사는 용역 착수일로부터 1년간 오염토를 부지 밖으로 반출해 세척한다. LH는 용역사에 ‘정화 사업은 동작구 수방사 아파트 건설공사 1공구 공사와 병행해야 한다’며 ‘발주기관 및 시공사와 협의해 전체 공사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염토를 공사 전 발견했는데 정화와 공사를 병행하는 사례는 드물다. 법·기술적 문제는 없지만 오염토를 퍼내다 주변에 오염물을 날릴 가능성이 있다. 오염·비오염 구역의 흙이 뒤섞인다는 얘기다. 이경율 환경실천연합회 회장은 “오염토 발견 초기에는 토양을 교란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일보가 2020년부터 LH가 발주한 공공주택·택지 토양 정화 용역 15건을 조사한 결과, 설계서 등에 ‘본공사(아파트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니 일정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가 담긴 용역은 2건뿐이었다.
오염토가 사업장 곳곳에 흩어져 있는 만큼, 사업 종료 시기가 당초 일정(2026년 12월)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오염 면적(1만4,932㎡)은 사업부지(2만4,160㎡)의 61%, 오염 깊이는 지표로부터 최대 11m다. LH는 수방사 부지를 6개로 나눠 1~4구역 오염토를 먼저 파낼 계획이지만 본공사 구역 등 나머지는 현장 상황에 따라 굴착 시기가 결정된다.
사업장 주변에 철도와 도로, 주거지, 교회가 인접해 민원도 우려된다. LH는 용역사에 ‘민원 발생을 최소화할 방안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 중 오염토가 발견돼 정화 작업을 병행할 때가 종종 있다”면서도 “LH가 공기를 단축하려 서두르는 모양”이라고 평가했다.
환경 문제는 수도권 다른 택지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올해 들어서만 경기 수원당수·양주회천 지구 등 택지 3곳에서 법정보호종(멸종위기 Ⅱ급)인 맹꽁이 포획·이주 절차가 시작됐다. 지난주 지구계획이 승인된 경기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에서도 맹꽁이 포획·이주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주까지 예정된 기간은 6월부터 10월이지만 그 뒤에 맹꽁이가 또 나타나면 공사가 지연될 수 있다. 맹꽁이 모니터링(감독) 기간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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