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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효과' 우려… 30년 넘은 상인비둘기·남산까치아파트 이름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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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효과' 우려… 30년 넘은 상인비둘기·남산까치아파트 이름 바뀔까

입력
2024.08.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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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1993년 각 2,824, 150세대 준공
시설 노후화로 대부분 저소득층 거주
'못 사는 동네' 편견, 이미지 쇄신 필요
주민 동의 및 비용 문제...걸림돌

대구 달서구 상인동 상인비둘기아파트 전경. 김재현 기자

대구 달서구 상인동 상인비둘기아파트 전경. 김재현 기자

준공 30여 년의 영구임대주택인 대구 달서구 상인비둘기아파트와 중구 남산까치아파트의 명칭변경이 검토 단계에 올랐다. 독거노인이나 기초수급자 등 저소득층 세대가 많아 속칭 '못사는 동네'라는 사회적 편견이 고착화된 이 아파트에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 동의와 만만찮은 비용 등 넘어야할 산이 많아 진퇴양난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1일 대구도시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상인비둘기아파트와 남산까치아파트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대대적인 주택 보급과 맞물려 1992년과 1993년 각각 2,824세대, 150세대 규모로 준공됐다. 지어진지 30년이 넘어 시설이 노후화한 데다 임차료도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저렴해 대부분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1인 가구 등이 거주하고 있다.

이런 지역 특성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동에 사는 박모(39)씨는 "예전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밤이면 술에 취한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분위기도 칙칙해 무서운 기분이 들때가 있었다"며 "비둘기라는 이미지가 다른 방향으로 고착화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남산동 남산까치아파트 전경. 김재현 기자

대구 중구 남산동 남산까치아파트 전경. 김재현 기자

이에따라 대구시의회에서는 공사 측에 이미지 개선을 위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황순자(달서3) 대구시의회 의원은 지난달 열린 건설교통위원회 회의에서 "비둘기아파트는 시설 개선 공사로 거주 여건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지역이라는 낙인효과에 짓눌리고 있다"며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이미지가 당장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기피하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타 지자체에서는 아파트 명칭에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을 자제하고, 우리말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곳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아파트 명칭에 외래어가 남용되면서 길이가 10자 이상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지자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 △고유 지명 활용 △애칭 사용 자제 △적정 글자 수 지키기 △주민이 원하는 이름 제정 절차 이행하기 등 5가지 원칙이 담긴 '아파트 이름 길라잡이'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인비둘기와 남산까치아파트는 동물을 활용한 친근감과는 별개로 해당 이름이 되려 사회적인 편견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사 측은 최근 명칭 변경에 따른 비용 산출에 나섰다. 다만 아파트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입주자 대표회의를 통해 입주민 75%이상 동의를 받아야하는데, 현재 해당 아파트 등에는 대표회의가 없는 데다 비용 문제도 있어 당장 명칭을 바꾸기에는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관계자는 "아파트 외벽 재시공 등을 포함해 총 1억 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민들의 관리비 부담문제도 있어 실제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주민들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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