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카펫 화재로 일산화탄소 등 발생"
"방화문 열어놨다면 가스 확산 쉬운 구조"
"경고방송 후 대피는 늦어…스프링클러 필요"
지난 22일 오후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커진 이유로 급속히 퍼진 유독가스가 지목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호텔에 많은 침구류가 유독가스를 다량 발생시켰을 것으로 분석했다.
공 교수는 23일 YTN 뉴스 스타트에 출연해 "(호텔의) 매트리스라든지 이불, 카펫 이런 것들에 불이 나면 일산화탄소라든가 이산화탄소 등 유독 가스가 발생한다"며 "이 가스들은 산소 공급을 차단해 질식할 위험이 상당히 높고 호흡곤란, 의식상실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호텔이 2003년 준공된 오래된 건물이라고 짚으며 "이렇게 오래된 건물은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다.
공 교수는 호텔 구조 측면에서도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텔 계단 입구엔 방화문이 대부분 설치돼 있는데, 방화문을 열어놨다면 객실 내 화재가 났을 때 쉽게 복도를 통해 (가스가) 계단으로 유입된다"며 "그러면 전 층으로 유독가스가 아주 쉽게 확산될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화재 초기 대응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는 스프링클러 미설치를 꼽았다. 공 교수는 "(현장에서) 화재경보기는 아마 울린 것 같다"며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전 의식이 아직은 그렇게 높지 않아 경보기가 울린다고 바로 대피하진 않는다. 경고 방송을 한 후에야 대피를 하는데, 그러면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이어 "그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면 초기 소화에 성공하지 않았을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방법 개정으로 2017년부터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이 건물은 2003년 준공돼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된 곳도 의료기관과 유치원 등 일부 장소에 한정됐다.
"에어 매트 뒤집히면 안전 보장 안 돼"
호텔 밖에 설치된 에어 매트가 뒤집혀 이곳에 뛰어내린 2명이 숨진 것에 대해 공 교수는 "에어 매트는 정상 설치되고 제 위치에 뛰어내렸을 때 최적의 충격 흡수 능력을 발휘해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에어 매트에 뛰어내릴 때의 안전수칙으로 △앞으로 뛰어내리기 △입을 꼭 다물기 △손을 가슴 쪽으로 모으기 △엉덩이부터 뛰어내리기 등을 제시했다.
끝으로 공 교수는 "(불이 시작된 호텔 810호 투숙객이) 타는 냄새가 난다고 했을 때 바로 119에 신고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며 "그러면 소방서에서 출동해 원인을 빨리 분석할 수도 있고, 초기 진압을 해서 인명피해가 거의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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