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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업 몸집 줄이기는 빠르게, 해외 사업은 신중…조직 수술 속도 내는 카카오

입력
2024.09.05 13: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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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계열사 몸집 줄이기 한창
해외 계열사 숫자는 제자리걸음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문어발 확장 기업' 오명을 쓴 카카오가 뒤늦게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주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부른 국내 계열사 정리에 집중하고 있으나 해외 사업을 두고는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5일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카오그룹 국내 계열사는 123개다. 지난해 5월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이후 계열사가 147개에 달했는데 핵심 사업과 연관성이 적은 사업을 1년여 만에 24개 줄인 것이다.

카카오는 특히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었던 기업을 정리하거나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 부문에서 손을 떼려 하고 있다. 카카오헤어샵 서비스를 제공하던 와이어트는 지난달 14일 계열 제외 작업을 마쳤다. SM엔터를 인수하며 카카오가 떠안았던 노래방기기 제조업체인 에브리싱코리아도 올해 2월 파산신고를 하면서 정리했다. 캐릭터 완구나 유아용품을 판매하던 에이원즈나 부동산 임대를 하던 엑스트리플은 올해 처분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카카오VX는 골프용품 브랜드인 '카카오프렌즈 골프'를 포함해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과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카카오의 발걸음이 분주한 것은 수년간 몸집을 늘리는 데 힘을 쏟았으나 정작 기업 미래 먹거리 발굴에 성과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연구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은 초거대AI 개발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에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의 인력은 본사로 흡수하고 남아있던 헬스케어 사업부문은 CXR랩으로 물적분할, 남은 부분은 디케이테크인이 흡수합병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선 상황이다.



해외 계열사 정리는 '신중 모드'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반면 카카오의 해외 계열사 숫자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올해 반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카카오의 해외 계열사는 6월 기준 79개다. 2022년 하반기 48개→2023년 상반기 65개→2023년 하반기 80개로 꾸준히 늘어난 후 제자리걸음 중인 것.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022년 당시 20% 수준이던 해외 매출을 2025년까지 30%로 높이겠다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을 밝힌 후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계열사를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카카오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①'선택과 집중'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②해외 진출 성과를 거둬 '내수 기업' 꼬리표를 떼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SM엔터 주가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되는 등 사법리스크가 커지면서 해외 사업 확장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해외 모빌리티 시장에서 관심을 받았던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럽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를 추진했으나 사실상 협상이 무산된 게 대표적 예다.

카카오가 위축되면서 국내 스타트업 시장도 함께 어려워지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들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인수하며 플랫폼 시장이 선순환했던 공식이 깨지고 있어서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위기에서도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해 시너지를 내야 카카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텐데 현재 상황에선 어렵다"며 "플랫폼 시장 전체의 혁신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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