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예산안]
윤 정부, 3년 연속 '건전재정' 기조
경상성장률보다 낮은 지출증가율
부총리 "꼭 필요한 곳에... 민생 예산"
정부가 내년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3.2% 늘어난 677조4,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경기 대응을 위해 해마다 8~9%씩 예산을 늘린 이전 정부와 달리 내수 부진 장기화에도 긴축재정에 방점을 뒀다.
정부는 27일 윤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2025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올해보다 20조8,000억 원 늘어난 내년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지만, 증가율은 올해 물가상승률(정부 추산 2.6%)을 소폭 웃도는 3.2%로 묶었다. 총지출 증가율의 적정 수준으로 평가되는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4.5%를 밑도는 수준이다. 윤석열 정부 3년간 예산 증가율(12.1%)은 ‘작은 정부’를 내건 박근혜 정부(13.0%)나 이명박 정부(20.2%)보다 낮다.
내수 부진에도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맨 건 2년 연속 ‘세수 펑크’ 발생 우려가 커진 탓이다. 지난해 56조 원에 이어 올해도 10조~20조 원의 세수 결손이 전망된 상황에서 건전재정 기조를 지키기 위해선 감소한 세입만큼 지출도 줄일 수밖에 없다. 내년 예산 24조 원을 포함해 출범 이후 해마다 20조 원이 넘는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배경이다.
분야별로 보면 불과 1년 전 ‘이권 카르텔’로 지목돼 대폭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R&D 예산(29조7,000억 원) 증가율은 11.8%로, 5% 미만으로 늘어난 다른 분야의 예산 증가율을 압도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유일하게 감소(-3.6%)했다.
정부는 긴축재정 기조임에도 사회적 약자 지원 등 민생 과제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기준중위소득을 3년 연속 역대 최고로 올려 연간 생계급여 141만 원(4인 가구 기준)을 추가 지급하고, 노인 일자리도 역대 최대 규모인 110만 개 늘리기로 했다. 육아휴직급여는 15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올리고,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기간 역시 확대(5일→20일)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예산에 대해 “필요한 분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는 책임 있는 민생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민생회복지원금(전 국민 25만 원)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계속된 내수 부진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는 만큼 경기 활성화의 물꼬를 터 줘야 할 재정의 역할이 축소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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