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 사육·이례적 고수온이 원인
한대성 어종 우럭 1800만 마리 떼죽음
동물보호단체 "적정 사육 온도 지켜야"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인해 떼죽음을 당하는 동물이 늘고 있다. 올여름 더위를 견디지 못해 목숨을 잃은 가축과 어류가 2,80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27일까지 폭염에 폐사한 가축과 어류는 총 2,765만5,000마리에 이른다. 돼지(6만9,000마리), 가금류(108만6,000마리) 등 주로 공장식 사육을 하는 가축 115만5,000마리가 피해를 입었다. 이는 6월 11일부터 가축 재해보험을 통해 신고된 피해 내역이다.
양식장 어류도 2,650만 마리나 폐사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접수한 내역에 따르면, 폐사 피해를 본 어가는 총 591곳으로, 한대성 어종으로 고온에 취약한 조피볼락(우럭) 1,838만1,000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온에 강한 일부 어류조차 이례적인 더위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으로 인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폐사한 가축 수는 724만732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은 결과다. 이 중 닭이 607만4,676마리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농가에 지급된 가축재해보험금은 총 647억7,100만 원이다.
동물보호단체는 "폭염으로 인한 동물 폐사는 심각한 동물 학대"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위에 동물을 폐사시키는 것은 사육 농장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행 동물보호법과 축산법 등 관련 법에서 규정하는 적정 사육 온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땀을 배출하며 체온조절을 할 수 없는 닭과 돼지 등은 모래 목욕을 하거나 진흙을 몸에 바르며 더위를 식히는데, 그럴 공간이 전혀 없는 공장식 축사에서는 무방비로 더위에 노출된다는 게 단체의 설명이다. 단체는 "농가들은 가축 보험금을 받으면 되기 때문에 (폭염 폐사에) 안일한 입장을 보인다"면서 정부와 지자체, 농가의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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