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중국 연길 공항서 포섭돼 기밀 넘겨”
“돈 더 달라” 요구도…차명계좌로 억대 수수
'블랙요원' 정보 등 군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씨가 7년 전부터 중국 정보요원 추정 인물에 포섭돼 1억6,000만 원가량의 돈을 받고 기밀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부검찰단은 A씨가 허술한 보안망을 틈타 무음카메라, 캡처 등의 수법으로 정보를 지속적으로 빼돌려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검찰은 28일 A씨가 2017년쯤 중국 정보요원 추정 인물에 포섭돼 2019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금전을 대가로 군사기밀을 유출했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의 종착지가 북한이 아닌 중국으로 판단, 간첩죄가 아닌 군형법상 일반이적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상 뇌물 혐의도 적용됐다. 다만 추가 수사로 북한 측과의 연계성이 밝혀질 경우 간첩죄가 더해질 수도 있다.
군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쯤 중국 연길 공항에서 화장실을 가다가 포섭된 뒤 정보사 내부 군사기밀을 지속적으로 탐지·수집, 누설해왔다. 중국 요원의 지시를 받아 기밀을 출력은 물론 무음카메라를 활용해 촬영하거나, 화면 캡처까지 실행했다. 기업에서도 기술 또는 도면 유출 방지를 위해 금지하는 행위가 정보기관 내부에서 버젓이 일어난 것이다.
A씨는 수집한 기밀을 영외 개인 숙소로 무단 반출해 중국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올리는 방식으로 빼돌렸다. 당국의 추적 회피를 위해 매번 다른 계정으로 클라우드에 접속하고, 파일별로 비밀번호를 설정해 하나의 비밀번호가 틀리면 모든 파일이 열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또한 위챗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 게임 내 음성 대화를 주요 소통수단으로 활용하고 대화 기록은 수시로 삭제했다.
군검찰 관계자는 “A씨가 정보 유출 대가로 억대의 금전을 차명 계좌 등으로 받았다”고도 밝혔다. 특히 A씨는 중국 요원과 나눈 대화에서 ‘최대한 빨리 보내달라’는 중국 요원 요구에 “돈을 더 주시면 자료를 더 보내겠다”고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군검찰은 1억6,000만 원 정도가 실제 A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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