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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눈앞인데 윤-한 충돌, 국민 보기 민망하지 않나

입력
2024.08.29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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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도심의 한 대형병원 게시판에 전공의 모집 포스터가 붙어 있다.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수련병원은 이날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 이달 말까지 지원을 받는다. 뉴스1

22일 서울 도심의 한 대형병원 게시판에 전공의 모집 포스터가 붙어 있다.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수련병원은 이날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 이달 말까지 지원을 받는다. 뉴스1

의정갈등 장기화에 따른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사태를 해결해야 할 정부·여당이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 당정이 일사불란하게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야 할 마당에 '2026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 방안을 두고 엇박자를 노출하면서다. 의정갈등의 볼모가 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는커녕 더 키우는 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실은 어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의대 증원 유예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한 대표가 그제 밤 페이스북에 의대 증원 유예를 거듭 주장한 지 반나절 만이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을 통해 이 제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했으나, 대통령실이 거부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진 바 있다.

한 대표의 중재 시도 자체는 평가할 만하다. 다만 중재가 성공하려면 갈등 당사자인 정부와 의료계 입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전공의 단체가 한 대표 제안을 일축하는 것은 양측과의 사전조율이 부족했음을 방증한다. 여당 투톱인 추경호 원내대표조차 "한 대표와 심도 있게 상의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한 대표 제안에 진정성과 대표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대통령실은 당정 간 이견이 언론에 흘러나오는 것을 두고 "한 대표의 언론플레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대표 제안을 거부하면서 30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을 추석 이후로 연기한 배경에 윤석열·한동훈 갈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통령실은 "민생에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온 국민이 걱정하는 의료대란이 민생 현안이 아니면 무엇인가.

의정갈등은 정부가 지난 2월 '2,000명 의대 증원'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갈등 장기화는 '원점 재검토'만 외치며 대화를 거부하는 의료계의 이기주의 탓이 크다. 그렇다 해도 10년 후 의사 수를 늘리려다 현재 환자들의 생명이 위험해진다면 그 책임은 정부·여당 몫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2차 국정브리핑에서 증원 원칙을 견지하되, 규모에 집착하지 않는 유연함을 발휘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한 대표도 당정 주도권 경쟁을 의식하기보다는 정교한 갈등 해결책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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