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법인, 올해 1월에 7억 원 대출
은행 外 계열사에서 확인된 건 처음
은행대출 부실 인지한 뒤에도 추가 대출
전 임원 "손 관련, 드러날 게 더 많을 것"
신장식 "금감원 검사 대상·기간 확대해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대출이 우리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도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열사 대출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부적정 대출이 계열사 전반에 걸쳐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관련 대출 부실을 인지한 뒤에도 추가로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현 우리금융 경영진의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29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에 7억 원 상당의 한도대출이 실행됐다. 현재는 대출 일부를 상환해 잔액은 6억8,300만 원 규모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최근에서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 금감원이 손 전 회장 관련 부적정 대출 검사 결과를 발표한 이틀 뒤인 이달 13일 우리금융이 여신을 취급하는 계열사에 문제 될 만한 관련 대출이 있는지 점검하라고 주문했고, 자체 파악한 결과 손 전 회장 친인척 명의로 나간 대출을 찾아낸 것이다. 해당 대출은 은행에서 실행된 대출 형태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공식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단 대출은 심사 프로세스를 거쳐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불법성을 확인한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금감원이 파악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우리은행의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대출 규모는 616억 원(42건)이다. 그러나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손 전 회장과 관련한 대출이 더 있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전직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본보에 "손 전 회장이 우리금융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수면 위로 올라온 것 외에 드러날 게 더 있을 것"이라며 "내부에서는 은행 외 종금이나 저축은행에도 손 전 회장 처남 관련 대출이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은행에서 다 빌리지 못해 부족한 자금을 비교적 대출이 쉬운 계열사를 통해 '당겼다'는 얘긴데, 이번에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저축은행에서 내준 7억 원의 법인대출이 올해 1월 실행됐다는 점도 문제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 친인척에 대한 대출이 부실화한 사실을 지난해 9~10월에 파악한 상태였다. 우리금융은 그간 "문제 된 대출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초까지 취급됐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월 사이 취급된 여신은 기존 대출의 연장이거나 추가여신"이라며 지난해 초 취임한 임종룡 현 회장과 사건의 연결고리를 축소시키는 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올해 1월에도 계열사에서 억대 대출이 실행된 점은 손 전 회장의 '영향력'이 그룹 전반에 계속 이어져온 데다 임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의 내부통제 실패, 후속조치 미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 관련 1차 검사 결과를 검찰에 넘긴 금감원은 현재 우리은행에 한해 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검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에서도 대출이 확인된 만큼 검사 대상을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장식 의원은 "애초 우리은행에 국한해 검사를 진행했던 것의 한계가 확인된 것"이라며 "금감원은 여신을 다루는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모두에 대해 검사하고 검찰은 그룹사 차원의 외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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