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RE100 동향과 한국의 대응' 토론회]
진우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상임이사
"RE100 이행을 위해 필요한 것 이끌어내야"
"애플·소니 RE100 해도 타 기업과 정부 압박"
"RE100 바탕으로 기업들 목소리 내는 게 중요"
"에너지 정치화돼 기업들 눈치...숙의 장 필요"
"RE1001이 출범되고 이슈가 되면서 재생에너지 공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고 방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29일 한국일보 'RE100 동향과 한국의 대응' 토론회에 참석한 진우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상임이사는 RE100의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RE100을 단순히 이행의 관점에서만 볼 게 아니다"라며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목소리를 내고 시그널을 보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진 이사는 애플과 소니의 사례를 언급했다. 애플은 2018년에 제품 생산 등에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해 RE100을 달성했다. 진 이사는 "RE100 달성 측면에서 애플은 더 이상 할 게 없었지만 미국상공회의소를 통해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직접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며 "애플은 RE100을 바탕으로 공급망에 있는 국가나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일본 정부에 RE100으로 압박을 가한 경우다. 진 이사는 "소니는 2020년에 일본 정부에 2030년까지 일본에서 고객들이 요구하는 RE100 달성 제품을 생산할 수 없으면 일본 밖으로 공장을 옮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며 "소니처럼 정책 입안자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건 RE100이라는 매개체가 있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기업들이 RE100에 가입하면서 정책 변화에 영향을 줬다. 진 이사는 "전력업계에서는 전기사업법을 두고 헌법보다 바꾸기 어렵다고들 한다"며 "너무 방대하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2021년 기업이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직접구매계약(PPA) 제도가 가능해지도록 전기사업법이 개정된 건 RE100의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진 이사는 끝으로 한국이 안고 있는 과제로 "RE100과 관련해 기업들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을 꼽았다. 그는 "에너지 영역이 검찰 수사 등으로 상당히 정치화돼 있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관련해 언급하는 걸 눈치 보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가격 인하, 공급량 증가, 지속 가능한 인프라 확충 등 시장과 기업들의 목소리가 중요한 이슈를 두고 논의될 수 있는 숙의의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1 RE100
-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발족했으며, 정부가 강제한 것이 아닌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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