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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비상진료체계 원활? "현실과 괴리 너무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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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비상진료체계 원활? "현실과 괴리 너무 심해"

입력
2024.08.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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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료계에서 잇단 비판 발언
남궁인 교수 "2시간만 와보면 알 것"
대한응급의학의사회도 성명서로 비판
정치권 "대통령, 어떤 세상 살고 있나"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 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 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에서 "의료 현장을 가 보라.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과 의료계에서 "현실과 괴리된 이야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문의 이탈과 인력난 등으로 환자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권역응급의료센터에는 적어도 의사 2, 3명이 동시 근무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2월부터 6개월간 혼자 당직을 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장 어제 있었던 일이다. 혼자 당직을 서고 있는데 심정지 환자 2명과 뇌출혈 환자 1명, 뇌경색 환자 1명, 심근경색증 환자 1명이 1시간 내로 다 왔다"면서 "원칙대로라면 의사 5명이 환자를 나눠서 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응급실 파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응급실 파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남궁 교수는 전날 윤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에서 "현장에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관계자 여러분들이 헌신적으로 뛰고 있다"는 발언을 직격했다. 그는 "의사가 부족한데 사람이 죽어가니까 몸을 갈아서 지금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개혁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뛰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비상의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딱 2시간만 와보면 엄청나게 문제가 있고, 사람들이 대단히 많은 불편을 겪고 있고, 실제로 아주 위험한 의료 행위를 하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구나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정 브리핑 발언은) 현실과 괴리가 너무 심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역시 이날 오후 열린 한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성명서를 통해 "국정 브리핑을 보고 상당히 실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 대해 너무나도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많은 회원(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 회장은 또 "정말 위기가 아니라면 (윤 대통령은) 녹색 옷(민방위복)을 입고 매일같이 국민들을 겁주지 말고, 위기 단계부터 정상으로 내리길 바란다"면서 "현재 응급의료는 재난 상황 중 최고 위기 상황이며, 이 붕괴를 막을 방법은 현재는 없다"고 말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의사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의사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살고 있는 세상은 도대체 어떤 세상인지 궁금하다"면서 "보건의료 현장 상황은 '심각 단계가 189일째"라고 언급했다. 이어 "불과 몇 달 만에 의사가 병원을 떠나고, 경영난으로 병원이 문 닫고 있다. 응급실과 수술실 문 앞에서 국민이 죽어가는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도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응급실 갈 일이 없어 현실 세계를 전혀 모르는 것이냐"면서 "의료대란은 이제 재난 수준이다. 지난 2월부터 '응급실 뺑뺑이'로 목숨을 잃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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