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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음식만 사흘" 태풍 '산산'에 일본 간 관광객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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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음식만 사흘" 태풍 '산산'에 일본 간 관광객 '발 동동'

입력
2024.08.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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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항공편 등 끊겨… 현지 발 묶여
식당 등 문 닫아 편의점 식사 신세

29일 제10호 태풍 산산이 상륙한 일본 규슈 미야자키에서 강풍에 날린 금속판이 송전선에 걸려 있다. 미야쟈키=AP·교도 연합뉴스

29일 제10호 태풍 산산이 상륙한 일본 규슈 미야자키에서 강풍에 날린 금속판이 송전선에 걸려 있다. 미야쟈키=AP·교도 연합뉴스

매우 강한 비와 바람을 동반한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 지역을 강타해 교통이 마비되면서 태풍 상륙 직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현지에 발이 묶였다. 많은 식당과 상점이 문을 닫아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이들도 있다.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일본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일본에 체류 중인 한국인 관광객들의 후기 글이 여러 개 올라오고 있다.

히로시마시로 여행을 간 A씨는 "모든 상점, 버스, 전차가 운행을 멈춰 편의점에서 식료품을 잔뜩 사서 강제 호캉스 중"이라며 "밖에 나가도 할 게 없다. 날씨는 비만 부슬부슬 내리다 말고 있는데 거리는 너무 한산하다"고 말했다.

대도시로 향하는 교통편이 끊겨 소도시에 발이 묶인 경우도 있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지인 유후인에 놀러갔던 B씨는 인근 대도시인 후쿠오카시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B씨는 "유후인에서 벳부로 어찌저찌 넘어왔는데, 후쿠오카로 나가고 싶다"라며 "편의점 음식만 사흘 동안 먹었더니 너무 지겹다. 벳부에 문 열린 식당 보신 분 있냐"고 도움을 청했다.


"항공편 끊겨 3박 4일이 6박 7일로"

대도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후쿠오카시로 놀러간 C씨는 비행기 결항으로 얘기치 않은 장기 여행을 하고 있다. C씨는 "3박 한 뒤 29일에 후쿠오카에서 귀국하려고 했는데, 태풍 때문에 항공편이 결항됐다"며 "3박 4일이 6박 7일이 됐다. 놀 거 다 놀았는데 너무 할 게 없다"고 토로했다.

30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한 승객이 항공편 결항을 알리는 게시판을 쳐다보고 있다. 초강력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많은 항공기와 열차 운행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도쿄=AP 연합뉴스

30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한 승객이 항공편 결항을 알리는 게시판을 쳐다보고 있다. 초강력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많은 항공기와 열차 운행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도쿄=AP 연합뉴스

같은 후쿠오카시에 체류 중인 또다른 관광객은 "공항에 와서 수속까지 다 밟았는데 결국 결항이다. 비행기는 순식간에 마감돼 겨우 9월 1일 항공편으로 귀국하기로 했다"며 "마침 갔던 편의점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쉰다고 공지 붙여놨더라. 길에 아무도 없고, 마치 좀비가 출몰한 도시 같다"고 전했다.

공영방송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신칸센은 이날 도쿄와 나고야를 잇는 노선과 규슈 지역에서 운행을 중단했고, 31일에도 도쿄와 오사카 사이 구간 일부에서는 운행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는 이날 국내선을 각각 287편, 346편 결항했고 31일에도 일부 결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일은 열대저압부로 약화 예상

기상청에 따르면 산산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 오사카 서남서쪽 약 310㎞ 부근 해상에서 동북동진하고 있다. 태풍 중심기압은 994hPa(헥토파스칼)이고,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21m의 바람이 불고 있다. 31일 오후 3시엔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오전 산산이 규슈에 상륙할 당시 최대 풍속이 초속 40m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바람은 많이 잠잠해진 상태다.

이런 와중에 11호 태풍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산산 다음 11호 태풍의 이름은 야기로 예정돼 있는데, 9월 초쯤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열대요란 또는 열대저압부가 발생한 뒤 태풍으로 발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열대요란이란 열대지방, 특히 적도 인근 해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기상현상으로, 세력이 커지면 열대저압부가 되고 더 커지면 태풍이 된다. '태풍의 씨앗'이라고도 불린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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