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겨준 사격 여자 간판 이윤리(완도군청)가 “강직이 오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은메달이란 목표를 이뤄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윤리는 3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 등급) 결선에서 246.8점을 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윤리가 사격에서 메달을 딴 건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23번째발까지 선두를 지키던 이윤리는 24번째 마지막 발에서 다리 강직 여파로 6.8점을 쏴 아쉽게 금메달을 내줘야 했다. 이윤리는 “2020 도쿄 대회 때 강직이 와서 0점을 쏴 메달을 따지 못했다”며 “그나마 이번에는 마지막에 강직이 와 은메달이라도 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윤리가 마지막 발을 쏘기 직전 관중석에서 두 번의 박수 소리가 나왔는데, 이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며 “도리어 관중들의 응원에 힘을 많이 얻었고, 덕분에 즐기면서 대회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윤리는 1996년 교통사고로 척수장애를 갖게 됐다. 재활 훈련 도중 사격을 만났고, 어느새 이번 패럴림픽이 다섯 번째다. 2008 베이징 대회 때 금메달을 딴 데 이어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0 도쿄 때는 강직 탓에 0점을 쏘면서 메달을 놓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강직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때문에 목표를 동메달이나 은메달 정도로 생각했단다. 그는 “이미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서 이번엔 은메달이어도 좋다고 생각했고, 목표를 이뤘다”며 “강직이 왔을 때도 아쉬움보단 ‘목표를 이뤘다’는 생각이 더 컸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회에 앞서 자신만의 루틴으로 ‘사격일지’를 적는다는 이윤리는 전날에도 ‘방아쇠, 호흡,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윤리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 대한민국은 내가 빛내리라. 내 이름 석 자로’라고 썼다. 이윤리는 “비록 나는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걸지 못했지만, 여기(선수단에) 나 말고 다른 선수들도 많이 있다”며 “(곧 결선을 치르는) 조정두(BDH파라스)가 잘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리의 도전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윤리는 9월 3일 자신의 주종목인 50m 공기소총 3자세에서 다시 한번 메달을 정조준한다. 이윤리는 “다음 경기에선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태극기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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