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봉황대기 비운의 MVP,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다
알림

봉황대기 비운의 MVP,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다

입력
2024.09.02 13:35
수정
2024.09.02 14:42
0 0

고교시절 봉황대기 MVP
성균관대 2021, 22시즌 우승 주역
프로 지명 앞두고 예능 프로 출연
몸 맞는 볼로 야구 인생 마감
석·박사 통합 과정 중 국대 트레이너 발탁

U-18 야구대표팀 서상호 트레이너. 부산=박상은 기자

U-18 야구대표팀 서상호 트레이너. 부산=박상은 기자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불의의 사고로 프로 진출에 실패하고,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아쉬움을 학업으로 풀며 새로운 인생을 개척했습니다.”

아마야구계에서 서상호(성균관대학원 스포츠과학과)는 비운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서상호의 대구고는 2018년 고교야구에 파란을 일으켰다. 봉황대기와 대통령배에서 우승했고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두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MVP) 영예를 안은 서상호는 ‘언더독 반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그를 불러주는 프로 구단은 없었다. 절치부심 성균관대에 진학하고 3학년 시즌을 마친 그의 성적은 타율 0.421, 도루 18개. 폭넓은 수비를 자랑하며 그해 성균관대를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왕좌에 올려놓았다. 마치 프로야구 스카우트에게 시위라도 하는 듯 보였다.

성균관대 야구부 시절 서상호. 수원=박상은 기자

성균관대 야구부 시절 서상호. 수원=박상은 기자

2022년 대학 4학년 시즌 개막을 불과 2주 앞둔 3월11일 성균관대는 야구 예능 ‘백 투 더 그라운드(MBN)’에 출연했다. 서상호는 “이때까지만 해도 노력한 결과물을 얻으며 성장하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 믿음이 있었다. 때마침 흥행하던 야구 예능프로그램은 나의 프로 입단에 촉매가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인생이 어디 생각대로 되던가. 1회초 서상호는 성균관대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고, 상대 선발투수가 던진 3구째 볼은 그의 왼쪽 팔꿈치를 때려 골절상을 입었다. 전치 12주 재활 1개월의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14년간의 그의 야구 인생은 막을 내렸다.

서상호는 “현재 성균관대학원 스포츠과학과에서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다” 며 “운동 선수의 길이 단지 프로야구 선수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연수 감독님의 말을 새겨듣고 학점관리와 한국카타 자격증(트레이너 자격증) 취득했고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권유로 U-18 국가대표팀 트레이너 부분에 지원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새로운 도전의 발판이 돼준 스승에 감사함을 전했다.

이연수 성균관대 감독과 서상호 트레이너.밀양=박상은 기자

이연수 성균관대 감독과 서상호 트레이너.밀양=박상은 기자

서상호는 “야구를 경험한 것이 현장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 선수들의 폼만 봐도 선수의 어떤 부위를 좀 더 활성화시키는 것이 좋을지 파악할 수 있어 선수 맞춤형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함수호(대구상원고)는 “야구를 경험한 선배님이라 생각해서인지 피로회복, 부상예방 차원의 손길은 물론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믿음이 간다”며 “대화를 통해 앞으로 훈련 시 주의점과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또 한 명의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설명했다.

U-18 대표팀 훈련 장면. 부산=박상은 기자

U-18 대표팀 훈련 장면. 부산=박상은 기자

끝으로 서상호는 “봉황대기는 소수의 프로 진출자, 대학 진학 후 야구를 지속하는 일부 선수는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야구 꿈나무 그들의 인생에서 고교 야구의 메카 목동구장 그라운드를 밟는 마지막 대회”라며 “모든 팀이 마지막 경기가 끝나면 경기장 밖에서 동창회, 학교장이 선수들이 흘린 땀과 수고에 감사하고 격려하는 대회다. 그래서 봉황대기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봉황대기 최종경기 후 선수들과 포옹하는 류시태 경북고 교장.목동=박상은 기자

봉황대기 최종경기 후 선수들과 포옹하는 류시태 경북고 교장.목동=박상은 기자

서상호는 “제5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팀 전주고에 축하를 전한다. 참가팀 모두 고생했다”며 “제13회 아시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U-18) 대표선수들이 부상 없이 매 경기 최상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제13회 아시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는 이달 2~8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먼구장 외 2곳에서 펼쳐진다.

박상은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