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공학한림원 공학기술발전포럼
중국이 2050년대에 핵융합 발전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매해 6~8기씩 새로 승인하며 확대하고, 고온가스로 같은 이른바 4세대 원전 발전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원자력 발전을 통한 전력 생산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루어 치 중국핵공업그룹 수석엔지니어는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공학한림원 공학기술발전포럼에 참석해 '중국에서의 원자력 발전 연구와 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공학한림원과 중국 공학계 학술자문기관인 중국공정원이 함께 개최한 행사로, 지난해 항저우에 이어 올해는 서울에서 열렸다.
치 수석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55개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원전 수로는 세계 3위지만, 원전으로 얻는 에너지는 중국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4.86%에 그친다. 세계 평균치(10%)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에 중국은 원전 확대 기조를 보여왔고, 2030년대에는 미국과 프랑스를 넘어 세계 1위 원전 운영국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날 중국 측은 세 단계에 걸친 원자력 개발 계획도 소개했다. 우선 2040년까지는 안전성이 입증된 3세대 저속로(경수형 원자로)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2040년대에는 고속로와 저속로의 시너지, 2050년대에는 중국만의 핵융합 발전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매년 적어도 6~8기의 원전 건설을 허가하고, 차세대 원자로로 분류되는 고온가스로와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기술을 개선해 나간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처음 고온가스로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규정을 통과한 상업용 육상 SMR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중국 측은 원전 운영을 먼저 시작한 한국의 국민 수용성에 관심을 보였다. 패널 토론에 나선 장 샤오에 중국기상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에게 '한국 국민은 원전의 안전성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고 물었다. 주 원장은 이에 대해 "위험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겠지만,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에서 원전이 증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 참가한 중국 전문가들은 발표 내용을 참석자들에게 인쇄물이나 디지털 형태의 자료로 공유하지 않았다. 한국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인터뷰도 거절하며 폐쇄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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