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6년 만에 개최
중국, 태양광·배터리 제품 미래 고객 유치
아프리카는 중국서 빌린 차관 감당 못 해
"재정난 직면한 중국, 아프리카 투자 의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6일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2024'를 맞아 아프리카의 48개국 지도자들을 대거 베이징으로 불러들였다. 미국·유럽의 중국산 신재생에너지 제품 통제에 맞서 아프리카를 새로운 경제 성장 거점으로 삼겠다는 게 중국의 전략이다. 하지만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양측 간 채무 관계가 난제로 지목된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부터 FOCAC 참석을 위해 베이징으로 집결 중인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과의 연쇄 회동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콩고민주공화국 △말리 △지부티 △토고 등 9개국 정상과 잇따라 회담한 시 주석은 개막식이 열리는 5일, 자신의 외교 철학인 '인류 운명 공동체론'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신에너지 제품 구매자 찾기, 중국 최우선 과제"
원래 3년 주기로 열려 온 FOCAC은 2020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여파 탓에 중단됐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재개된 이번 포럼에는 아프리카 48개국의 정상급 대표단, 400여 개 기업·경제협력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중국은 올해 들어 전기차·태양광 패널·리튬이온 배터리 등 신재생에너지 제품을 앞세운 '신품질 생산'을 장기적 경제 전략으로 내세웠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FOCAC은 중국이 전기차, 태양광 패널을 과잉 생산하고 있다는 미국·유럽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열렸다"며 "중국은 이들 제품의 새 구매자를 찾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디지털 경제·녹색 개발 등 새로운 협력이 이번 포럼에서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프리카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2차 전지 핵심 광물의 약 70%를 보유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 곳곳에 차관을 제공한 것도 '희귀 광물 관련 사업 선점'이라는 대가를 얻어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아프리카 투자' 기존 약속도 못 지켜"
그러나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환심을 유지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의 채무국들이 더 많은 채무를 요구하거나 빚을 줄여 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재정난에 직면한 중국으로선 이런 요구를 수용하기 힘든 처지이기 때문이라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일례로 동아프리카의 맹주 케냐는 중국에서 돈을 빌려 600㎞ 길이의 철도를 건설했지만, 80억 달러(약 10조7,210억 원)의 채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 추가 대출'과 '기존 채무 조정'까지 케냐가 요구하자, 중국 측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잠비크도 중국과 함께 수도 마푸토와 교외 지역을 잇는 현수교를 완공했다. 그러나 건설 비용의 95%에 해당하는 중국발(發) 차관의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다. 중국 입장에서는 오히려 빌려 준 돈을 떼일 판이다.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2일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우리는 대(對)중국 무역 적자를 줄이고, 보다 지속 가능한 중국의 투자를 원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 "중국은 2021년 FOCAC 장관급 회담에서 3,000억 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약속도 현재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이 아프리카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AFP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중국은 이미 대아프리카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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