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백화점 입점 국내 A 브랜드
펜던트에 줄 하나 달고 가격 4배
"같은 디자인 몰랐다…판매 중지"
소비자는 "택갈이랑 똑같다" 비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명 A 브랜드의 목걸이 펜던트와 B 브랜드에서 파는 펜던트가 같은 제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국내 한 유명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파는 액세서리와 같은 제품을 일부 가공해 4~5배 넘는 가격에 팔다 소비자들에게 발각돼 판매를 중단했다. 업체는 하청 업체로부터 액세서리 부자재를 추천 받다보니 이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택갈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택갈이' 정황은 지난달 말 한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서 포착됐다. 유명 브랜드인 A브랜드에서 파는 목걸이는 4만9,000원인 반면, 이 목걸이에 쓰인 것과 똑같은 펜던트가 B브랜드에서 1만2,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목걸이 줄 하나만 추가됐을 뿐인데 A브랜드 제품의 가격이 B브랜드 제품의 4배가 넘었다.
다른 키링 제품도 중국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선 5.24달러(약 7,000원)에 팔고 있었지만, A브랜드에선 작은 장식을 추가해 3만6,000원에 팔았다. 무려 5배가 넘는 가격이다.
A브랜드는 전국의 대형 백화점과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도 입점해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에 누리꾼들은 "애용하던 브랜드인데 실망이 크다", "꽤 큰 브랜드인데도 이런 식으로 장사하냐", "일단 업체 해명도 들어보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같은 디자인 나중에 알았다" 해명에도 소비자 "실망"
지난달 21일 '택갈이' 의혹이 제기된 패션 브랜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해명.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자 지난달 21일 A브랜드는 문제제기 글에 댓글로 해명을 남겼다. A브랜드 측은 "소량 제작이 어려운 액세서리 부자재는 소싱 업체로부터 제안을 받기도 한다"며 "타사와 같은 디자인의 부자재가 사용된 것을 발매 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고객님 문의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금일 신속하게 판매 중단했고, 판매돼 발송 처리된 주문 건은 사실을 알려드리고 제품은 보내드리되 결제 취소해드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본의 아니게 논란의 소지를 제공한 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액세서리의 핵심 부분을 자체 제작하지 않고 사 와서 가격만 높인 건 '택갈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이게 부자재 종류라고 말하는 게 맞냐. 메인 디자인 아니냐"며 "더 많은 종류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문제제기했다. 다른 누리꾼도 "지퍼, 단추 정도면 문제없겠지만 완제품 펜던트를 사오는 건 다르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택갈이를 표시광고법, 상표법 등의 위반 행위로 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기만적인 표시·광고 심사 지침'을 보면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대해 은폐 또는 누락해 행하는 표시·광고 행위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대해 이를 축소해 행하는 표시 등을 기만 행위로 판단한다.
다만 특정 행위가 이 지침에서 제시한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더라도,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없거나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엔 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