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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TV를 안 봐요"… 명절 파일럿 예능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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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TV를 안 봐요"… 명절 파일럿 예능의 명과 암

입력
2024.09.0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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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파일럿 예능의 명과 암
현직 예능 PD와 작가가 밝힌 파일럿의 그늘
제작비 축소 속 살아남아야 하는 예능들

각 방송사들이 추석 특집 예능을 예고했다. 각 방송사 제공

각 방송사들이 추석 특집 예능을 예고했다. 각 방송사 제공

매년 명절이 찾아오면 방송사들은 각종 파일럿 예능들을 기획, 제작하며 특집 효과를 노린다. 잘 만든 파일럿 방송이 정규 수순을 밟는 것이 정석이었으나 최근 업계 내 불황으로 인해 정규 예능들도 위기에 놓였다. 파일럿 예능들 역시 입지가 축소되며 정규보단 단발성 제작에 주안점을 두는 분위기로 변화됐다.

수년 전 방송사들이 명절을 맞이해 내놓는 파일럿 프로그램들은 새 예능 등용문의 역할을 자처했다. 새롭고 신선한 기획들이 마음껏 날개를 펼쳤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파일럿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매 명절마다 가장 주목받는 위치에 올라서기도 했다. 단발적인 특집이라도 임팩트를 남긴다면 정규예능 수순을 밟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제작 환경에도 먹구름이 낀 지 오래다. 수십 년 국민 예능 PD로 불린 A씨는 본지에 실제로 명절 파일럿 제작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귀띔했다. 퀄리티 하나로 정규까지 오를 수 있었던 계단의 폭이 좁아지고 오히려 정규들의 입지마저 축소됐다는 전언이다.

굵직한 예능을 맡았던 예능 작가 B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파일럿 예능들을 제작해도 요즘은 방송 편성 자체가 잘 안 된다. TV를 보는 사람도 없다. 예능은 제작비가 많이 들고 PPL 부분에서 제작비 충당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일부 PD는 PD 자체의 브랜드로 PPL을 받고 있지만 스타들의 출연료가 만만치않다. 파일럿 제작 후 편성까지의 논의에서도 제작비가 가장 주요시된다. 여러 파일럿 중에서 유리한 것은 관찰예능이다. 야외 녹화보다 제작비가 더욱 저렴하기 때문이다. 파일럿으로 진행한 후 8회 편성, 분위기를 보고 연장을 한다. 최근 방송계의 불황으로 정규 편성도 10회 이상으로 가는 게 없다. 기본 8회, 길면 16회"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MBC의 경우 비교적 활발하게 파일럿 자체 제작에 힘을 주고 있지만 선택받은 파일럿 예능은 '짠남자' 뿐이다. SBS는 '더 매직스타' 스핀 오프인 '마슐랭 1호점'을 내세웠다. 지난 7월 종영한 '더 매직스타'의 출연자들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일찍이 파일럿 예능보다는 뮤직쇼로 우회한 KBS는 트롯 가수와 박진영으로 화제성을 먼저 잡았다. KBS는 'KBS 대기획 - 데뷔 30주년 특집 딴따라 JYP'와 '추석특집쇼 이찬원의 선물'를 나란히 편성했다. 앞서 나훈아와 임영웅 등으로 명절 특혜를 홀로 맛봤던 KBS이 다시금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

지금의 추이를 본다면 KBS의 전략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셈이다. 제작비 축소에 몰린 예능 PD들이 거듭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뮤직쇼라는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다만 명절 파일럿 예능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은 아쉬움을 남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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