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 대작 부재에도 첫날 컬렉터 몰려
관심 뜨겁지만 관람객 구매 고민은 신중
고가 작품 판매 소식 부재...실적 '함구'
키아프 부스 첫날 선방...부스 차별화 눈길
4일 서울에 전 세계 미술인들의 눈이 쏠렸다.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Kiaf)'가 동시에 막을 올리면서다. 개막 첫날 VIP 사전 관람이 시작된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은 동시대 미술 시장을 한눈에 조망하려는 미술계 인사들과 컬렉터들로 인산인해였다. 다만 화제작과 대작이 줄면서 첫날 판매 실적은 예년에 비해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화제작·대작 부재에도 관람객 인산인해
첫날 프리즈 서울은 VIP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외 정상급 갤러리들의 전시, 고미술품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주요 걸작을 소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최근 미술시장 침체로 고민하는 갤러리들은 고가의 작품보다 아시아 컬렉터에게 인기를 모은 작품을 주로 선보였다. 가고시안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소개한 데릭 애덤스를 비롯해 마우리치오 카텔란, 백남준의 작품, 하우저앤워스가 소개한 리타 아커만, 루이스 부르주아, 에드 클라크, 니콜라스 파티 등 블루칩 스타 작가의 작품 앞에는 어김없이 관람객이 몰렸다. 해외 대형 갤러리 부스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내세운 것은 세계 미술계에서 한국 작가에 대한 주목도가 커졌다는 뜻이었다.
매년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프리즈 마스터스'는 아시아 지역의 설립 12년 이하 갤러리들이 참여해 작가 10명을 소개하는 '아시아 포커스'로 꾸며졌다. 우손 갤러리는 여성 작가 이명미를, 학고재는 변월룡·정창섭·김환기·이준·백남준·박영하·류경채 등 한국 근현대 작가 7명을 소개했다. 매년 참석한다는 한국인 컬렉터 김모(52)씨는 "경기불황 때문인지 갤러리들이 대작보다 전속 작가들을 소개하는 분위기"라며 "해가 갈수록 판매를 위한 작품에 치중하는 느낌이라 보는 재미는 덜하다"고 말했다.
열기는 뜨거웠지만 구매는 신중 모드
해외 유명 갤러리들의 고가 작품 판매 소식은 오후가 되도록 들려오지 않았다. 개막 직후 구사마 야요이의 회화 '붉은 신의 호박'의 판매를 시작으로 고가의 작품 판매 소식이 이어지던 지난해 첫날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붉은 신의 호박'을 지난해 580달러(약 77억 원)에 판매해 프리뷰 판매 최고가를 세운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는 올해도 같은 작가의 회화, 조각 작품을 출품해 관람객을 끌어모았지만 판매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회화 작품은 보기 드문 대작으로,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십억 원에 나왔다.
국내 갤러리들은 국제적 명성이 높은 한국 스타 작가의 작품을 두루 소개했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 작가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 판매 소식은 다소 더뎠다. 대부분 갤러리가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PKM 갤러리는 유영국의 회화를 18억 원대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프리즈 쏠림 속 다양성 꾀한 키아프
키아프는 서구권 관람객으로 북적인 프리즈에 비해 한산했지만 오후부터 국내 컬렉터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올해 키아프는 14개 갤러리가 각각 한 작가의 작품을 집중해 소개하는 '솔로 섹션', 운영 기간이 10년 미만인 신생 갤러리가 신진 작가 작품을 소개하는 '플러스 섹션' 등 기획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올해 3회 차를 맞으면서 국내 갤러리들도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했다. 프리즈와 키아프에서 동시에 부스를 꾸린 대형 갤러리들은 각각 부스의 목적과 성격을 차별화하거나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적극 발굴하고 소개해 승부수를 띄웠다. 우손 갤러리는 프리즈에선 세계에 한국 작가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명미 작가의 개인전을 꾸리고 키아프에서는 국내 컬렉터들에게 어필하는 국내 중견 작가들을 소개했다.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소개한 서정아트 등 중소 규모 갤러리에도 꾸준하게 판매가 이어졌다. 서정아트 갤러리 관계자는 "프리즈에 출품된 작품에 비해 액수나 유명세가 크지 않지만 그 점이 컬렉터들의 흥미를 돋우는 듯하다"고 말했다. 프리즈 서울은 이달 7일까지, 키아프 서울은 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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