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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서 일주일간 발견된 중국 선박 200척… 필리핀 본토 쪽 바다도 ‘화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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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서 일주일간 발견된 중국 선박 200척… 필리핀 본토 쪽 바다도 ‘화약고’

입력
2024.09.04 16:12
수정
2024.09.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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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 규모… 일주일 전보다 25% 늘어
양국 격돌 최전선 된 사비나암초 충돌 영향

지난달 31일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 인근 해역에서 중국 해경선(왼쪽)이 필리핀 해경선 옆구리를 고의로 들이받는 모습.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필리핀 해경이 공개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

지난달 31일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 인근 해역에서 중국 해경선(왼쪽)이 필리핀 해경선 옆구리를 고의로 들이받는 모습.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필리핀 해경이 공개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긴장이 높아지면서 인근 해상에서 발견되는 중국 선박 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함선의 활동 반경이 더 넓어지고 그간 분쟁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필리핀 인근 바다마저 ‘갈등의 화약고’로 떠오르자 필리핀 어민 생활고가 한층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4일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필리핀 해군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주일 동안 남중국해상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선박 203척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한 주 전(163척)보다 약 25% 늘어난 것으로,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중국 준(準)군사조직인 해상 민병대 선박이 165척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24척)과 인민해방군 해군 군함(12척), 연구선(2척)도 발견됐다. 이 기간 가장 많은 중국 선박이 발견된 지역은 스플래틀리군도 사비나암초(중국명 난사군도 셴빈자오·71척)였다.

사비나암초는 중국과 필리핀 간 최대 분쟁 해역인 스플래틀리군도 세컨드 토머스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에서 필리핀 본토 쪽으로 약 50㎞ 떨어진 곳이다. 세컨드 토머스암초 인근에 주둔한 필리핀 병력에 물자를 보급하는 선박들이 집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필리핀이 약 75년간 쓸 수 있는 천연가스가 매장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26일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 인근 해역에서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원들이 중국 함선이 있는 장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 인근 해역에서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원들이 중국 함선이 있는 장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간 상대적으로 분쟁 빈도가 적었지만, 지난달 19일 중국과 필리핀이 처음으로 물리적으로 부딪힌 이후 같은 달 31일까지 2주간 이곳에서만 네 차례나 충돌하면서 새로운 양국 격돌 최전선이 됐다.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필리핀 해군 남중국해 대변인은 “최근 몇 주 동안 사비나암초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진 까닭에 중국 선박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남중국해 티투섬(52척), 이로쿼이암초(36척), 세컨드 토머스암초(26척)에서도 중국 선박이 발견됐다.

필리핀 본토와 가까운 사비나암초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의 새 중심지가 되면서 현지 필리핀 어민들의 조업이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는 3일 “중국 선박 활동 범위가 필리핀 해안에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어민들이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며 “중국 해경과 민병대 선박이 사비나암초 인근 해상에서 어업에 나선 (필리핀) 나무 보트를 둘러싸고 괴롭히거나 내쫓아 하루 어획량이 평소 50㎏에서 20㎏으로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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