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 재결합에 콘서트 티켓 수요 몰리자
가격도 덩달아 상승... '다이내믹 프라이싱' 탓
EU "소비자 불충분 정보"... 영국도 '강경대응'
15년 만에 재결합한 영국 록 밴드 오아시스가 공연계 관행을 바꿀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으로 예정한 콘서트 티켓 가격이 수요에 비례해 오르는 방식으로 설계되면서 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는데, 여기에 소비자 권리 침해 소지가 있다고 보고 유럽연합(EU)이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에... 티켓, 23만→63만원
오아시스는 내년 7, 8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17번의 콘서트를 연다. 오랜만에 귀환한 오아시스에 팬들은 열광했고, 티켓 예매가 이뤄진 미국 기업 티켓마스터 홈페이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티켓 판매 개시 직후 다운되기에 이르렀다. 구매 시도자는 약 1,400만 명이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수요가 몰리자 티켓 가격은 처음 제시됐던 것보다 몇 배씩 올랐다. 135파운드(약 23만7,632원) 티켓이 360파운드(약 63만3,686원)가 되는 식이었다. 이는 티켓마스터가 '다이내믹 프라이싱'(동적 가격 책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수요·공급 등 변수에 따라 가격이 바뀌는 방식으로, 미국 공연계에서는 흔히 사용되지만 유럽에서는 활용이 드물다.
'구매 진행 과정'에서 오르는 가격, 문제 될 수도
1,000만 원 이상으로 오른 티켓 가격 급등에 팬들은 분노했고, EU 행정부인 집행위원회가 판매 행위에 EU 소비자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검토에 나섰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3일 보도했다.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집행위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정책 자체를 문제로 보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이러한 방식은 유럽에서도 항공·호텔 등의 예약에서 자주 쓰인다. 그러나 소비자의 구매 결정 단계에서 가격이 제대로 공지되지 않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소비자가 구매할 결심을 하고 장바구니에 티켓을 넣은 뒤 가격이 인상되고, 소비자가 결제를 하기 직전 최종 가격이 고지되는 식은 소비자 기만이자 잘못된 거래 유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과도한 티켓 가격 자체를 정조준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리는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티켓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경쟁 및 시장 당국(CMA) 등은 티켓마스터를 비롯한 티켓 판매 관행에 대한 긴급 검토에 착수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