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金여사 처벌 못 해" 수심위-수사팀 같은 결론… 다음 주 무혐의 종결 전망
알림

"金여사 처벌 못 해" 수심위-수사팀 같은 결론… 다음 주 무혐의 종결 전망

입력
2024.09.07 04:30
1면
0 0

[검찰 수심위, 김 여사 '불기소' 권고]
"6개 혐의 모두 불기소"... 표결 인원 미공개
최재영 목사 의견서도 살펴 과반수로 의결
'공정 외형' 명분 檢 총장, 불기소 처분 할 듯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20일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윤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뉴욕=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20일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윤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뉴욕=뉴시스

검찰 외부 시각으로 살펴도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명품가방을 받은 건 '처벌 불가능한 행위'라는 판단이 나왔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는 최재영 목사가 건넨 선물의 성격을 따져 청탁금지법 위반은 물론,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도 김 여사를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던 수사팀 판단에,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권 소집한 수심위를 통해 '공정한 외형'까지 갖추게 된 모양새다. 검찰은 수사팀 의견대로 조만간 김 여사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마무리할 전망이다.

수심위는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5층 소회의실에서 현안위원회를 비공개로 개최하고,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디올 가방과 샤넬 화장품 등을 수수한 사건과 관련해 거론된 혐의 모두에 대해 '불기소 처분'해야 한다고 의결·권고했다. △청탁금지법 위반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뇌물수수 △증거인멸 등 총 6개 혐의가 안건이었다.

이날 회의는 위원장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주재로 열렸다. 무작위 추첨된 검찰 외부 각계 전문가 15명이 참석한 회의는 오후 2시 개의해 5시간가량 진행됐다. 먼저 수심위는 최 목사가 전날 대검에 제출한 A4용지 21쪽 분량 의견서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무혐의를 주장하는 수사팀과 김 여사 측만 현안위에 의견서를 내고 참석한 데 대해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일자,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여자' 최 목사의 의견서도 참고한 것이다. 최 목사는 별도 사건 피의자(금품 공여자)일 뿐, 수심위 안건 당사자(당해 사건 피의자 혹은 피해자)가 아니라 현행법상 출석 자격이 없다.

이어 수심위는 수사팀과 김 여사 측을 차례로 불러 의견진술 및 질의응답을 진행한 뒤 위원 간 토론 시간을 가졌다. 검찰 측에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김승호 부장검사를 비롯해 김 여사를 대면 조사했던 주임 검사 등 수사팀 검사 전원이 참석했다. 김 여사 측에선 최지우 변호사가 출석했다. 양측은 전날 A4용지 30쪽 분량의 의견서를 수심위에 제출했고, 이날은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활용해 직접 사건을 설명했다. 양측 모두 "김 여사를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수심위는 수사팀과 김 여사 측 주장에 수긍했다. '국민 법 감정'을 감안하더라도 증거 및 관련 판례 등을 따져보니, 김 여사를 기소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수심위는 몇 명의 위원이 불기소 의견을 표명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수심위는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15명이 각각 기소, 불기소 의견을 낸 뒤 토론해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엔 표결을 통해 과반수(8명) 찬성으로 결론을 정한다.

'청탁 여부' '선물의 성격' 송곳 검증

수심위 최대 쟁점은 김 여사가 ①공무원(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②청탁·알선 등의 대가로, 최 목사에게 선물(금품)을 받았는지였다.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만 알선수재 또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성립한다. 검찰 수사팀과 김 여사 양측 모두 현안위에서 "최 목사가 건넨 선물은 '접견을 위한 수단'이었을 뿐 청탁 대가도 직무 관련성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정 취재 목적' 내지는 '감사의 표시'일 뿐 청탁 목적이 아니며, 대통령의 직무와도 뚜렷한 연관성이 없다는 취지다.

위원들 질의도 대부분 청탁금지법 위반과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집중됐다고 한다. 최 목사 측은 의견서에서 2022년 6~9월 김 여사에게 건넨 선물이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등 미국 민간 외교 사절단 행사 참여 △김 전 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김 전 의원의 사후 국립묘지 안장 △통일TV 재송출 등 각종 청탁의 대가라고 주장했다.

수사팀과 김 여사 측은 최 목사가 '청탁 행위'라고 주장한 사안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청탁금지법엔 공직자의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어 적용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원석 총장 임기 내 사건 종결 전망

이원석 검찰총장이 6일 오전 외부 일정을 마치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복귀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6일 오전 외부 일정을 마치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복귀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수심위 불기소 결정에 따라 검찰은 김 여사를 조만간 무혐의 처분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수사팀은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전원이 일치된 결론에 이르렀음을 밝혔다"며 "고발된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수수 등 외에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과 관련한 쟁점과 법리도 충분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사팀은 수심위 결정과 논의 내용을 참고해 최종적으로 사건을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팀 잠정 결론을 보고받은 직후 수심위를 직권 소집한 이 총장은 '공정한 외형'이란 명분을 얻은 셈이 됐다. 수심위 소집에 앞서 수사팀 보고를 받고 "충분히 수사했다"고 평가한 만큼 사건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지시할 전망이다. 후배 검사들의 결론을 거스르면서 소집한 수심위 결정까지 수사팀과 같은 상황에서 김 여사를 법정에 세울 이유를 찾긴 어려워 보인다. 다음 주 만료하는 이 총장 임기 내 김 여사를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할 것이 유력하다.

강지수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