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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데뷔 20주년=두 번째 스무 살...원동력은 '부채 의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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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데뷔 20주년=두 번째 스무 살...원동력은 '부채 의식'" [인터뷰]

입력
2024.09.0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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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윤하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C9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윤하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C9엔터테인먼트 제공

"20주년의 의미요? 저는 '두 번째 스무살'이라고 규정짓기로 했어요."

가수 윤하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윤하는 지난 1일 정규 7집 '그로우스 띠어리(GROWTH THEORY)'를 발매했다. '그로우스 띠어리'는 윤하가 지난 2021년 11월 발매한 정규 6집 '엔드 띠어리(END THEORY)'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선보이는 '띠어리' 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다.

특히 이번 앨범은 올해 윤하가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발매한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그로우스 띠어리'에서 윤하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감성을 담은 곡들을 채우며 21년 차 가수의 내공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로우스 띠어리' 발매 이후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윤하는 가수로서 20주년이 갖는 의미에 대한 질문에 "저의 두 번째 스무살이라고 규정하기로 했다"라고 답했다.

"20주년이라고 하면 너무 중년 같지 않나"라며 미소를 지은 윤하는 "스무살이라고 하면 아직 한참 어려보이니까. 두 번째 스무살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굉장히 쾌적하다. 그러면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뭐가 있을까 생각했더니 '그 때(20살 때) 아쉬웠던 것들을 해보자' 싶더라. 젊다고 가스라이팅 하면서 살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20년 동안 해온 것들이 포텐셜이 터지고 잘 표현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라며 "20살이 성인이고 법적 책임이 따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암묵적인 어른들의 케어가 아직 존재하는 것 같다. 그걸 저도 느낀다. 주변 스태프 분들이나 선배님들께서 든든하게 옆에 계셔 주시기 때문에 잘못된 길로 가면 쳐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자유롭게 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 음악 시장에서 솔로 가수로서 20주년을 맞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윤하의 오랜 행보는 그가 들려주는 음악에 대한 대중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였다.

그는 '윤하 표 음악'에 꾸준한 사랑을 보내주는 대중의 반응에 대해 "아직 더 해먹을 수 있겠다. 너무 다행이다 싶다"라는 농담을 던진 뒤 웃음을 터트렸다.

"판매량이나 매출 이런 걸 떠나서 제게도 제가 존재하는 이유가 너무 중요해요. 나만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고, 저를 대체할 수 있는 뭔가가 있다고 했을 때 제가 해야할 이유를 잘 못 느끼기도 하는 편이거든요. 피처링이든 어떤 일이든 그런 것 같아요. 대부분 그게 제일 먼저죠. '나만이 이걸 할 수 있는게 맞나? 다른 사람이 이걸 했을 때 더 어울리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 면에서 너무 감사해요."

지난 20년을 걸어오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윤하는 20주년을 맞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정규 4집을 발매했던 2012년을 꼽았다.

"중간에 5~6년 정도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가 있어요. 당시 첫 회사에서 나와서 독립해서 레이블을 차리고 4집 '슈퍼소닉'을 만들었는데, 순위도 나쁘지 않았고 평가도 좋았죠. 그런데 그게 그렇게 생각보다 회사와 레이블을 유지할 만큼의 보상이 되진 않았어요. 환경적으로 너무 힘들다보니 작품을 몇개 더 하고 나서 (회사 식구들이) 다 찢어지게 됐죠. 지금은 한자리씩 다 하시고 잘 되셨지만 그때 당시에는 마냥 서로 좋을 수 밖에 없었고, 팀이 와해되는 느낌이라 '어디로 가야하나, 뭘 해야하나'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5년 5개월 만에 5집 앨범이 나오게 되면서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귀인들을 만났어요. 그 사이에는 정말 '그만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시기였는데 버티길 잘 했다 싶어요."

당시 윤하가 힘들었던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데에는 뜻밖의 이유가 있었다. 그는 "제가 그 시기쯤 집을 샀다"라는 예상치 못한 답변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속물같은 이야기일 수 있는데, 당시 영끌을 해서 한강뷰 집을 샀어요. 대출은 많았지만 행복했죠. 다른 사람들은 한강뷰 아파트는 성공의 상징이고 그렇다는데 너무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정작 저는 5년 동안 정규 앨범이 밀려있는 상황이고.. 뭔가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도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거든요. '하지만 이 아파트는 팬분들이 사주신 건데 나는 여기 앉아서 뭐하나' 하고 마음이 너무 불편했어요. 그래서 그걸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그 집이라는 공간이, 모든 것들이 다 팬분들이 해주신 거라서 해야만 했거든요."

그렇다면 20주년을 맞은 지금 윤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윤하는 자신의 팬덤인 홀릭스를 언급했다.

그는 "그 때도 지금도 팬분들이 원동력이다. 저와 홀릭스는 조금 특이한 관계인 것 같다. 어렸을 때야 '언니 좋아요, 예뻐요' 이런 거였지만 이제 세월이 너무 많이 쌓이고 중간에 제가 꺼졌던 시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다 보니 약간 후원자의 느낌이 있다. 그래서 자꾸 '반려가수'라는 말을 쓸 수 밖에 없다"라며 "정말 저를 키우시는 분들이라. 어떤 노래를 내고 기대 이하의 공연을 하더라도 '일단 와서 욕하고, 까도 내가 깐다'라는 마인드로 봐주신다. 그분들이 계속 지지해주지 않으셨으면 포기했을 수 있을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출이 나오지 않는 가수를 계속 케어하는 게 힘든데, 기반을 잡아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팬분들에 대한 부채의식은 갚아도 또 생기고, 갚아도 또 생긴다. 제가 '이 앨범은 시간과 노력을 갈아넣은 앨범이다'라고 생색을 내면서 앨범을 내면 팬분들이 '앨범 판매량으로, 체조경기장 매진으로 갚아줄게'라고 하시니까 부채감이 또 생기는 거다. 역시 부채가 원동력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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