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부부, 수행단 함께 청와대에서 만찬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청와대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마지막 '브로맨스'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닌 역사적 책무”라고 했고, 기시다 총리는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 “한일은 이웃이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유대를 강화해 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총리 부부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정상회담 이후 청와대 본관으로 자리를 옮겨 만찬을 함께했다. 지난 2년간 12번의 만남을 가진 두 정상은 양자회담, 다자외교무대 등에서 함께 보낸 시간을 회상했다. 기시다 총리는 곧 퇴임을 앞두고 있어 정상 자격으로 갖는 만남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지난해 3월 일본 방문 이후 1년 반 동안 오직 국익을 위하는 마음과 기시다 총리와의 견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수 있었다”며 “한일관계 개선은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앞으로도 한일관계의 앞날에 예측하기 힘든 난관이 찾아올 수도 있으나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말로 “대통령님, 여사님,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멋진 만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답사를 시작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에 세찬 비가 온 적도 있지만 윤 대통령과 비에 젖은 길로 함께 발을 내디디며 다져온 여정이 한일관계의 새로운 시작이었다”며 “한일 양국이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처해 나가는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조선통신사 박안기가 시즈오카현 세이킨지라는 절에 남긴 편액으로, 두 개의 옥구슬이 서로 비춘다는 의미인 ‘경요세계’를 언급하며 “현대에도 한일 양국이 서로를 비춤으로써 지역과 세계에서 함께 빛을 발하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설령 의견 차가 있어도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함께 지혜를 내 길을 개척하자”고 말했다.
만찬 메뉴로는 참깨 두부와 경수채 무침을 곁들인 금태 소금구이, 새우 만두, 자연 송이와 한우 양념갈비 구이, 메밀 물냉면이 나왔고 디저트로 밤과 기나코(일본 요리에 사용되는 볶은 콩가루) 푸딩이 준비됐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가 직접 선정한 한식과 일식이 어우러진 메뉴가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만찬에 한일 정상 부부 외에도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조태열 외교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부와 대통령실 인사들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무라이 히데키 관방부 장관,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대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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