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소녀상 존치 위해 방독한 야당 의원단
5, 6일 미테구·베를린시·연방의회 두루 만나
"소녀상 지키기 위해 여러 방식 소통 이어갈 것"
이달 중 철거 위기에 처한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 존치를 위해 독일 베를린을 찾은 한국 야당 국회의원단이 방독 성과에 대해 6일(현지시간) "소녀상이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는 한국의 여론을 독일 사회에 전달했고, (철거 대신) 택할 대안이 있는지 심층적으로 고민하겠다는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은 2020년 9월 베를린시 미테구에 설치됐지만 이달 28일 이후 설치 기한이 만료된다.
4~7일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 '국회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국회의원단'(이하 의원단)은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단장)·김용만·이재강·전용기 의원, 조국혁신당의 이해민 의원으로 구성됐다. 의원단은 5, 6일 이틀 동안 공공장소 조형물 설치 권한을 쥔 슈테파니 렘링어 미테구청장을 비롯, 베를린시·연방의회 관계자를 두루 만났다.
6일 베를린 한인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추 의원은 "미테구청장에게 소녀상은 한일 간 과거뿐만 아니라 여전히 전시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담고 있는 조형물이므로 법적·행정적인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미테구는 2년 기한으로 소녀상이 설치된 뒤(2020년 9월)→일본 측 항의가 빗발치자→설치 허가를 취소(2020년 10월)했다가→재독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의 가처분 신청 및 비판 여론이 일자 2024년 9월로 설치 기한을 늘렸다. '예정된 기한이 종료된 후 처분은 미테구 결정 사안'이라는 게 독일의 입장이다. 렘링어 구청장의 반응이 우호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추 의원은 "우리는 원형 그대로 소녀상을 존치하는 방안과 함께 관련 대안도 고민해달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 '원하는 답변'을 얻지는 못했지만 소녀상 의미를 독일 사회에 알리고, 소녀상 존치를 위한 공감대를 마련했다는 게 의원단 판단이다. 연방의회 및 베를린시 관계자와의 면담에 소녀상 모형을 들고 가 소녀상에 담긴 의미를 직접 설명했다는 추 의원은 "소녀상의 단발머리가 울퉁불퉁한 이유는 '미혼'을 상징하는 댕기머리가 강제로 잘려나갔기 때문이라는 점 등을 설명하니 독일 연방의회 가족·노인·여성·청소년 위원장이 큰 감동을 받은 듯 '소녀상 설치와 관련한 직접적 권한은 없지만 보존하는 방향으로 힘을 보태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소녀상 철거를 위해 독일 사회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왔지만 한국 정부는 사실상 무대응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추 의원은 "(민주당 차원에서) 독일 사회에 소녀상을 존치해달라고 설득도 하고, 철거될 경우 파장에 한독 관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압박도 하고, 소녀상 철거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건 독일 정치의 실패나 다름없다는 경고도 하면서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소통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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