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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6.3%가 앓는 만성콩팥병 예방하려면 덜 짜게 먹어야

입력
2024.09.08 16:5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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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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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세 여성이 금년 초부터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양다리가 붓는 느낌이 있다가 며칠 전부터 소변 색깔이 진하고 탁해져서 동네 의원을 방문하였다. 이 여성은 5년 전 정기검진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았지만, 당뇨병에 대한 약물 치료는 받지 않고 혈당은 낮춘다는 건강 기능 식품을 먹고 있었다. 혈액 및 소변검사를 받은 후 받은 진단은 만성콩팥병이었다.

만성콩팥병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면서 콩팥 기능이 심각히 떨어진다. 초기에는 혈액검사에서만 이상이 나타나지만, 콩팥 노폐물 배출 기능과 대사 및 내분비 기능이 줄면서 신부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2021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6.3%이고,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늘어나 60대는 12.0%, 70대 이상은 26.5%일 정도로 흔하다.

만성콩팥병을 유발하는 주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며, 만성콩팥병 환자의 70% 이상이 이 두 질환의 합병증으로 나타난다. 이 외에도 사구체 콩팥염, 다낭성 신장 질환, 신동맥 협착, 요로의 선천성 기형, 자가면역질환, 비만, 소염진통제 오남용, 흡연, 요로결석, 전립선 비대 등이 만성콩팥병을 유발할 수 있다.

만성콩팥병이 생기면 피로감, 식욕 감소, 구역, 구토, 수면장애, 얼굴, 다리 또는 발 부종, 빈뇨, 가려움증, 탁한 거품뇨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때가 많아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따라서 만성질환의 위험 요인이 있다면 조기 진단을 위해 정기적으로 콩팥 기능 검사를 하는 게 좋다.

만성콩팥병을 진단하려면 간단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사구체 여과율, 혈청 크레아티닌, 요단백을 측정해야 한다. 사구체 여과율은 콩팥이 체내 노폐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배출하는지를 보는 지표로 사구체 여과율의 정상 범위는 90~120mL/분이고, 60mL/분 미만이라면 콩팥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 분해 시 생겨나는 노폐물인데, 콩팥 기능이 떨어져 체외 배출이 줄면서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가 올라간다. 요단백은 콩팥 손상 지표다. 콩팥에는 혈액 노폐물을 거르는 장치인 사구체 여과막이 있는데, 이 여과막에 이상이 생겨 단백질이 소변으로 새어 나오면 콩팥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필요하다면 콩팥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콩팥 생검 등의 검사를 추가할 수 있다.

만성콩팥병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 콩팥염 등 원인 질환을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성콩팥병 진행을 늦추기 위한 약물을 복용하고, 만성콩팥병에 동반되는 빈혈, 대사성 산증, 신성 골이영양증 등의 합병증을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만성콩팥병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아 악화하면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고혈압, 빈혈, 신성 골이영양증, 대사성산증, 고칼륨혈증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만성콩팥병을 예방·관리하려면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저염식을 실천하고, 콩팥 기능과 혈중 칼륨 수치에 따라 저칼륨 식사가 필요하기도 하다. 금연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진통제, 소염제, 생약 제재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비만이라면 체중을 줄이고, 숙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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