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 8일 공연서 이례적 행동
다른 성악가 앙코르에 항의, 커튼콜서도 인사 없이 퇴장
세종문화회관 측 "게오르기우에 사과 요청할 것"
세계적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59)가 타이틀 롤을 맡아 화제가 된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마지막 날 공연이 게오르기우의 돌발 행동으로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게오르기우는 3막에서 테너가 공연 도중 앙코르에 응한 데 대해 항의 표시를 하고, 커튼콜 때 인사도 없이 퇴장해 청중의 야유를 샀다.
8일 세종문화회관과 공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공연 3막에서 카바라도시를 연기한 테너 김재형은 유명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두 번 불렀다.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자 앙코르 무대를 선사한 것이다. 이때 게오르기우는 김재형이 두 번째 '별은 빛나건만'을 부르는 중 무대 오른편에서 갑자기 등장해 두 팔을 들어올리며 황당하다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이어 무대 중앙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 뒤 "이 공연은 리사이틀이 아니다"라며 자신을 존중해 달라고 말한 뒤 밖으로 사라졌다. 김재형이 '별은 빛나건만'을 두 번 부른 데 대한 불만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게오르기우는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한참 뒤 무대에 등장했지만 일부 관객이 야유를 보내자 인사 없이 곧바로 퇴장했다.
이와 관련해 세종문화회관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관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은 안젤라 게오르기우 측에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이번 공연 앙코르는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즉석 결정해서 진행한 것으로 앙코르가 진행 중인 무대 위에 출연자가 등장하여 항의를 표현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이에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은 해외에서 발생했던 유사한 사례들의 처리 내용을 참고해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페라 공연 도중의 앙코르는 극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드물게 일어난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지난해 공연한 '투란도트'에서는 테너 이용훈이 칼라프 왕자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마라)'를 관객의 열광적 환호로 두 번 불렀다.
게오르기우가 오페라 공연 도중 앙코르에 항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게오르기우는 2016년 빈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한 '토스카'에서도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별은 빛나건만'을 두 번 부르자 이에 항의하며 무대에 한참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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