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의사회 회원 503명 대상 설문조사
수도권 전문의 97% 추석 연휴 위기로 인식
"하루 1만 명 응급진료 못 받을 상황"
9일 오전 주 1회 성인 진료를 중단하고 있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으로 남성 2명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나날이 커지는 응급실 위기론에 대해 "일부 어려움은 있으나 운영에 문제없다"고 강조하지만 응급실 전문의들은 거의 모두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운영 차질로 인해 올 추석 연휴에 매일 1만 명가량 응급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회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는 이달 3∼7일 응급의학의사회 홈페이지와 단체 대화방 등에서 이뤄졌고, 전국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503명이 답변했다.
수련병원 응급실 전문의들은 전반적으로 환자 수가 감소하거나 동일한 양상이라고 했지만, 원래 전공의가 없었던 비수련병원 전문의 중 77%는 환자가 늘었다고 답했다. 근무 강도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93%가 '3월 이후 증가했다'고 했다. 비수련병원에서는 이 같은 응답률이 99%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조사 참여자의 92%는 현재의 응급실 상황에 대해 '위기' 또는 '심각한 위기'라고 했다. 추석 연휴 응급실로 한정하면 위기라는 응답률은 더 상승했다. 수도권 의료기관 응급실 전문의 중 97%, 비수도권은 94%가 추석 연휴를 위기로 인식했다. 현재 응급실에 남아 있는 응급의학 전문의 대부분이 현재 상황을 위기로 보고 추석 연휴는 이런 위기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셈이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실 상황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현실과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의사회는 "정부는 문 닫은 응급실 몇 개 이외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의들의 인식과도 천지 차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소 하루 2만 명 근처인 응급실 내원 환자가 연휴에는 지난해 기준 3만 명까지 증가한다"며 "지금도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데, 일평균 1만 명의 환자들이 응급진료를 받지 못할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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