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8년 만에 수도권 시청률 1위
시사라디오는 처음으로 청취율 1, 2위 기록
10위권 밖이던 신뢰도 조사서 1위 차지
①정부에 대한 반감 ②대안 부재 ③다양성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MBC가 각종 시청률 및 신뢰도 조사에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미디어학자들은 정부에 대한 불만과 방송사들의 보수화가 MBC를 지지하는 정서를 만들었다고 봤다.
순위권 밖이던 MBC의 1위
9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의 지난달 수도권 시청률은 6.33%로 지상파 3사 중 가장 높았다. 지상파 3사 뉴스의 전국 시청률은 KBS ‘뉴스9’가 늘 1위를 달렸다. MBC는 총선이 실시된 올해 4월 8년 만에 수도권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8월에도 KBS를 앞선 것이다.
최근 MBC 시사 라디오도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한국리서치의 올해 3라운드 청취율 조사에서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11.1%)과 ‘김종배의 시선집중’(9.3%)이 전체 프로그램 중 1, 2위를 차지했다. 음악·오락 프로그램이 청취율 상위권을 점하는 라디오에서 시사 프로그램이 동시에 1, 2위를 기록한 것은 한국리서치가 청취율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신뢰도 오름세는 더욱 뚜렷하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와 함께 지난달 실시한 ‘2024년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에서 MBC(37.4%)는 가장 신뢰하는 방송사 1위에 올랐다. MBC는 지난해(26.4%)에도 1위였다.
기자협회보가 지난달 현직 기자 1,1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본인 소속사 외에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 조사에서도 MBC(14.8%)는 1위를 차지했다. MBC는 2021년까지 이 조사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가 취임한 2022년 4.4%, 지난해 7.5%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고 올해는 전년 대비 7.3%포인트 올랐다.
방송의 보수화, 갈 곳 없는 시청자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과 다양한 목소리에 대한 갈망이 MBC의 신뢰도·시청률을 올렸다고 본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대학 교수는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는 이미지를 가진 MBC를 응원하는 정서가 작동한 듯하다”고 말했다. 2022년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MBC의 ‘바이든-날리면’ 보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안 방송사의 부재도 한 이유다. 홍 교수는 “종편을 비롯한 KBS, SBS, YTN 등 방송사 대부분이 보수화됐다”며 “보수 목소리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MBC를 선택하는 것은 ‘충분히 믿을 수 있다’라기보다는 ‘믿고 싶다’는 심리”라고 분석했다. MBC 시청자위원장인 심미선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국가 저널리즘 비판에서 시작한 것이 대중 저널리즘이기 때문에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언론은 늘 주목받았다”며 “현 정부에선 언론 대부분이 한목소리를 내다보니 시청자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MBC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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